까맣고 작은 물고기 ‘헤엄이’는 무리에서 가장 빠른 물고기다. 그는 어느 날 갑작스레 친구를 모두 잃는다. 무섭고, 외롭고, 슬프지만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 헤엄이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발견한다. 무지갯빛 해파리, 물지게꾼 가재, 화려한 색깔의 물풀 숲이 바다를 수놓고 있었다. 이런 풍경을 즐기며 자연스레 시련을 극복한 헤엄이는 친구들과 꼭 닮은 물고기 떼를 새로 사귄다. 새 친구들은 잡아 먹힐 수 있다는 공포에 질려 있었고, 이를 알아챈 헤엄이는 문제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 재치 있는 아이디어와 함께 용기를 낸 이들은 결국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누빈다.
동화 ‘헤엄이’는 주인공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흥미로운 스토리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갑자기 시련이 닥치더라도 자기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며, 단단해진 마음과 태도로 세상을 대할 기회라고 전한다. 이 외에도 동화는 작은 존재들이 함께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연대의 힘을 강조한다.

‘헤엄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레오 리오니가 예술 작품이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완성한 동화다. 덕분에 짧은 이야기기 속에서 다양한 생각거리를 찾을 수 있다. 동화는 시각적으로도 즐겁다. 화가, 사진가, 아트 디렉터 등으로 큰 성공을 거둔 저자가 창의적인 예술 감각을 마음껏 발휘했다. 몽환적인 수채화를 배경으로 고무 스탬프, 데칼코마니 기법 등을 이용해 바닷속 풍경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다양한 문양을 활용해 바다 생물들을 재미있게 묘사했다. 이 때문에 독자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를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