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강연·연극·백일장 등 다채

해마다 가을이면 해운대 달맞이언덕에서 인문학 행사가 열린다. 오는 19~21일 추리문학관과 부산소설가협회가 함께 마련하는 제20회 해운대달맞이언덕인문학 축제가 그것이다. 지역 풀뿌리 문화운동임을 자부하는 해운대포럼 회원들이 1년에 한 번 마련하는 이벤트로, 김성종 소설가(추리문학관 관장)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송수정(왼쪽), 김탁환

벌써 스무살이 된 축제는 올해 ‘해운대에 빠지다’라는 감성적인 부제를 붙여, 어렵게 느껴지는 인문학이 사실 쉽고 쉽고 재미있는 일상의 요소라는 생각으로 시민과 함께 놀이하듯 즐기기로 했다. 달맞이언덕의 추리문학관에서 흥미로운 인문학 강연이, 야외공연장 어울마당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가족 방문객이 참여할 수 있는 백일장과 나눔장터도 열린다.

19일 오후 7시 추리문학관에서 짤막한 개막식이 있고, 곧바로 강연에 들어간다. ‘미세스 한’이란 필명으로 알려진 웹소설가 한수옥이 ‘웹소설이란 무엇인가? 잘 팔리는 웹소설은 어떻게 써야 하나? 로맨스에 필요한 모든 것’이라는 실용적이고 솔직담대한 주제의 강연을 한다. 비단 웹소설 뿐 아니라 흥행 스토리 공식이 절실한 작가와 지망생들이 뜻하지 않은 힌트를 얻어가는 강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써니 재즈 밴드의 작은 공연도 기다린다.

20일에는 회원들이 꾸민 연극 공연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를 선보인 뒤 본격적인 인문학 강연을 한다. 송수정 국립현대미술관 연구기획출판팀장이 ‘구술문화부터 버추얼리얼리티까지’라는 주제로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를 거쳐 시각문화 시대에 이르는 동안 사람의 시(視)지각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핀다. 서양 미술사를 중심으로 시대별 예술에 대한 태도를 짚어보고, 문화사회사 변천을 고찰한다.

오후 5시에는 김탁환 소설가가 최근 펴낸 ‘이토록 고고한 연예’를 중심으로 좋은 인간으로 산다는 게 왜 중요한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 21일에는 나눔장터와 학생부·일반부 백일장이 현장에서 열린다. 부산시립교향악단 금관 5중주와 성악가 최원갑 박성의의 공연을 끝으로 행사는 막을 내린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