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60년대 유출 추정
- 美 경매서 조계종·운문사 낙찰
- 국외유출 문화재 환수 의의
- 향후 운문사 모셔 봉안 계획

국외로 유출됐던 경북 청도 운문사의 ‘칠성도(七星圖)’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청도 운문사 칠성도’ 환수 공개 행사에서 관람객이 칠성도를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은 경매를 통해 들여온 ‘청도 운문사 칠성도’ 한 점을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공개했다.

청도 운문사 칠성도는 지난 2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이 외국의 경매시장에 출품된 한국 문화재를 모니터링하던 중 발견해 조계종단에 알렸다. 조계종 문화부와 청도 운문사(주지 진광 스님),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성보를 환수해 제자리에 놓기 위해 매입하기로 하고 세부적인 환수 방안을 협의했다.

조계종과 운문사는 지난달 21일 오후 1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본햄스 뉴욕경매장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이 그림을 낙찰받았다. 그림은 지난 11일 한국으로 돌아왔으며 ‘환수 성보 특별공개’ 후 원래 자리인 운문사에 봉안될 예정이다.

청도 운문사 칠성도에는 그림에 관한 정보가 담긴 화기(畵記)가 남아있다. 이를 확인한 결과 청도 운문사에 봉안돼 있었고, 19세기 후반 경상도에서 활동한 대표적 수화승인 하은 위상(偉相)의 작품임이 드러났다. 크기는 가로 74.3㎝ 세로 129.5㎝이며, 150년 전인 1868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외로 유출된 시기와 이유는 특정할 수 없지만 한국사회 혼란기였던 1950~1960년대로 짐작된다.

칠성도는 북두칠성을 비롯해 하늘의 여러 별을 형상화한 칠성신을 그린 불화다. 칠성각에 봉안되며 18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해 조선 후기에 유행했다. 이번에 환수된 칠성도는 9폭에 나누어 그려진 칠성도 중 1점이다. 세로가 다소 긴 화폭은 상하 2단 구도로 나뉘어 있다. 위쪽에는 병풍을 배경으로 결가부좌한 칠성여래를 배치하고, 아래쪽에는 솟아오른 연꽃대 좌우로 권속을 배치했다. 채색은 적, 녹, 청색이 주를 이룬다. 특히 5폭 병풍을 배경으로 천공에 베풀어진 주홍색 위의 구름문 구성이 특징이다. 이는 1868년 운문사 관음전 ‘관세음보살도’의 이중광배 주변에 표현된 구름문과 일치해, 환수된 칠성도가 1868년 운문사 불화 중수 때 조성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

환수된 칠성도의 조성 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자료도 있다. 1932년 3월 16일 고시된 조선총독부 관보의 운문사 성보대장을 보면 동치(同治) 7년(1868년) 조성된 7점의 칠성도가 등재돼 있다. 이 기록이 환수된 칠성도와 같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계종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그동안 협업을 통해 외국에 빠져나갔던 문화재를 환수해 왔다. 2015년 전남 순천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을 시작으로 경기 남양주 석천암 ‘지장시왕도’, 경남 고성 옥천사 ‘나한상’ 등이 한국에 돌아왔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