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하고 우아한 궁중음악의 정수 ‘여민락’ 전곡 연주가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열린다.

	국립부산국악원 기악단의 정기연주회 공연 모습.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국립부산국악원은 오는 31일 오후 3시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부산진구 연지동)에서 기악단 제17회 정기연주회 ‘여민락’을 개최한다. 이 공연은 부산국악원 개원 10주년을 맞아 평소 듣기 힘든 ‘여민락 전곡 연주’로 특별히 마련된다. 전통 악곡 중 연주 시간이 90분으로 가장 길고, 연주자의 깊은 공력을 요하는 곡이라 여민락 전곡을 한 자리에서 들을 기회는 극히 드물다.

부산에서는 ‘여민락’ 전곡이 처음으로 연주되는 각별한 자리인 만큼, 곡 전·후반을 소규모 실내악 규모 연주와 대규모 관현합주로 달리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고 이왕직 아악부(20세기 전반기 전통음악기관, 국립국악원의 전신)의 전통을 따라 아악기 편종과 편경을 추가해 웅장함을 더했다.

부산국악원 기악단 권성택 예술감독은 “영산회상 시리즈, 자진한잎, 종묘제례악에 이어 ‘여민락’을 올린다. 고난도 대곡이라 연주자의 깊은 내공과 감상자의 ‘동고동락’이 있다면 웅심화평(깊고 바르며 화평한 것) 경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놓치면 후회할 무대다. 좀처럼 듣기 어려운 음악이니 많은 호응을 부탁드린다”고 각별히 말했다.

‘여민락’은 조선 시대 세종대왕이 ‘용비어천가’를 바탕으로 창제한 음악·노래·춤 종합 공연예술물 ‘봉래의’ 가운데 한 곡이다. 맹자의 ‘여민동락’에서 유래한 말로, 세종이 백성을 아끼는 마음이 담겼다. 조선 시대 궁중의식에서 중요한 악곡이며 오늘날까지 600년을 이어오면서 빼어난 음악성을 인정받는다. 관람은 취학 아동 이상 가능하며, 국립부산국악원 홈페이지나 인터파크에서 예약할 수 있다. S석 1만 원, A석 8000원. 18세 이하 무료관람. (051)811-0114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