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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지우기에 예술공간 마비…‘미투’(나도 피해자) 넘어 ‘위드유’(당신과 함께하겠다) 확산

예술계에 퍼진 ‘이윤택 파문’

  • 국제신문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18-02-20 19:13:40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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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장군 안데르센 어린이극장
- 김해 도요창작스튜디오 등
- 이윤택 관련기관 계약해지
- 가마골소극장도 매각·폐쇄

- 정부, 밀양 하용부 씨 지원 중단

- “당신과 함께하겠다” 피해자 응원
- 사태 본질·대안 찾기 움직임도

국내 연극계를 대표했던 극단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예술감독의 성폭력 사건은 지역 예술계에도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이와 함께 피해자들과 아픔을 함께하고 연대하는 ‘위드유(With You)’ 운동이 퍼지고 있다. 예술계의 성폭력 병폐를 온전히 드러내 바로 잡고 대안을 찾자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이윤택(왼쪽), 하용부
위드유 운동은 주로 SNS를 중심으로 전국의 예술인이 참여하면서 널리 퍼지고 있다. 예술기획자 이동민 씨는 20일 페이스북에 #With You 태그와 함께 “많은 이들은 일부 당사자 개인 간 성폭력 사건이라는 프레임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의 용기와 희생이 그저 한순간 기삿거리로 전락하게 내버려 둘 순 없다”며 동참과 연대를 촉구했다. 창작집단 LAS는 “가해자들에게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기원한다”며 구성원들이 손바닥에 ‘위드유’라고 적은 사진을 올려 호응을 얻었다. 김지우 씨를 비롯한 다수의 뮤지컬 배우도 동참하면서 위드유 운동은 번지고 있다. SNS에는 “방관한 우리도 가해자”라는 고백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윤택 예술감독의 성폭력 파문으로 관련 예술공간의 운영이 마비됐다. 사진은 부산 기장군 안데르센극장. 국제신문DB
한국연극협회는 공식 페이스북에 “연극계에 부당한 권력과 잘못된 문화가 존재하도록 방치한 점에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한다”며 연극계 성폭력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이 사태의 파장이 예술계 전반으로 퍼지면서 이윤택 감독에 국한된 사건으로만 한정되지 않고, 예술계의 숨겨진 성범죄를 파헤치고 대안과 치유의 방안을 가져올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지역 문화예술계에 닥친 파장과 혼란도 크다. 부산 기장군은 이날 극단 가마골이 위탁 운영 중인 어린이 전용극장 ‘안데르센 극장’, 같은 극단이 보조위탁사업 형태로 운영 중인 기장군청 1층 공연시설 차성홀에 대한 계약 해지 통보 방침을 밝혔다. 극단 가마골은 이윤택 씨의 영향력 아래 있는 극단이다. 기장군 관계자는 “이미 안데르센 극장의 모든 공연이 취소됐다. 위탁사업 재공고를 통해 다른 극단을 찾겠다”고 밝혔다.

   
경남 밀양시 밀양연극촌. 연합뉴스
지난해 ‘동남권 문화거점’으로 기대를 모으며 기장군 일광면에 야심 차게 개관한 ‘가마골소극장’ 역시 연희단거리패가 해체와 함께 매각 계획을 밝혀 폐쇄하게 됐다. 부산 동구는 이 감독의 문화적 업적을 기리는 초량동 이바구길의 기념 동판을 철거했다. 매년 여름 열리던 밀양공연예술축제도 비슷한 운명이다. 밀양시가 연희단거리패와 밀양연극촌 사용을 놓고 맺은 무상 위탁 계약을 해지해(국제신문 20일 자 4면 보도) 축제를 기획·운영할 단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밀양연극촌장이자 인간문화재 하용부 씨의 성폭력 혐의도 제기돼 문화재청이 진상이 드러날 때까지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밀양지역 전통예술계의 활동과 판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 기장군 가마골소극장. 연합뉴스
경남 김해시도 이날 생림면의 김해예술창작스튜디오를 위탁 운영하는 도요창작스튜디오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윤택 감독이 대표인 도요창작스튜디오는 2009년부터 폐교를 활용한 이곳을 운영하며 연습공간과 공연장으로 사용해왔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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