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국악 등 여러 장르 공연도

을숙도문화회관이 야심 차게 마련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무대가 올해부터 열린다. 문화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약한 서부산에서 묵묵히 양질의 공연을 내놓고 있는 을숙도문화회관이 3년에 걸쳐 진행할 대형 프로젝트에 문화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지난해 6월 을숙도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1회 명품콘서트’ 모습. 올해 ‘명품콘서트’ 시리즈는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로 구성된다. 을숙도문화회관 제공

을숙도문화회관은 올해 주제를 ‘예향만리’(예술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로 정하고 말러(1860~1911) 전곡 연주를 포함한 주요 공연 계획을 9일 발표했다. 오페라 축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자 초청 연주, 시민연극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함께 공개됐다.

가장 주목받는 말러 교향곡 연주는 오는 5월 18일 시작된다. 4월 말에 대공연장 건축음향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하고, 말러 서거일(1911년 5월 18일)에 맞춰 제1번 교향곡을 연주한다. 박성완 지휘자와 부산로얄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첫 무대를 장식하고 10월에 제4번 교향곡, 12월에 제5번 교향곡이 이어진다. 전곡 연주는 국내에서 부천필하모닉, 서울시향에 이어 세 번째인 데다 기초지자체가 운영하는 문화회관이 기획하고, 민간 오케스트라가 도전하는 프로젝트라 지난해 계획이 처음 알려질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을숙도문화회관 측은 “화제성을 노린 도전이 아니다. 제대로 된 연주로 부산 관객에게 좋은 무대를 선보이고, 부산 공연예술계에 좋은 자극을 주고 싶다”고 취지를 밝혔다. 말러를 지금의 위상으로 끌어올린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의 탄생 100주년도 겹쳐 이 프로젝트가 더욱 각별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10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최연소 우승으로 데뷔한 바이올리니스트 스와나이 아키코 초청 연주, 11월 부산에서 우리 음악 보존과 보급에 힘쓰는 부산국악오케스트라 국악 무대 등을 선보인다. 4월 연극 축제인 ‘제2회 을숙도 시민연극제’, 5월 ‘을숙도 소년소녀합창대축제’, 7월 부산 유일의 오페라축제인 ‘제4회 을숙도 오페라축제’, 8월 ‘청소년 여름음악회’, 9월 ‘을숙도 해피콘서트’, ‘부산마루국제음악제’가 예정됐다. ‘제5회 을숙도 대학가곡제’ ‘을숙도 대학교향악축제’도 관심을 높인다.

을숙도문화회관 송필석 관장은 “관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시민에게 더 많이 사랑받는 공연장으로 거듭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