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책 읽어주는 여자] 딱지치기도 못하게…어른들은 이 벽을 왜 세웠을까 /안덕자

절대딱지- 최은영 지음 /김다정 그림 /개암나무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12-15 18:58:25
  •  |  본지 14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느 날 갑자기 아파트 단지 뒤쪽에 높다란 담벼락이 생겼습니다. 스테인리스로 된 은빛 담벼락에는 작은 출입문이 달렸고, 문은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주택가 주민들이 아파트 단지에 드나드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아파트 주민들은 출입카드를 가지고 담 너머 주택가까지 마음대로 다니면서 말이지요.(작가의 말 중)

옛날이나 지금이나 남자 아이들은 딱지치기를 좋아한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딱지를 접어서 노는 것보다 상품으로 나온 딱지를 이용하여 노는 것을 많이 본다. 종이딱지 외에도 캐릭터가 환상적인 동물과 함께 색깔도 다채로운 플라스틱 딱지는 이름도 다양하다. 쿠키 런 딱지, 몬스터 길들이기 딱지 등 이름을 다 알 수 없을 정도다.

‘절대딱지’에 나오는 주인공 선표는 등교하자마자 ‘오늘의 딱지왕’ 1차전을 치른다. 6교시가 끝나는 시간까지 5차전의 딱지대결을 벌여 ‘오늘의 딱지 왕’이 된다. 쉬는 시간 틈틈이 대결을 벌일 때마다 아이들은 모여들어 응원하며 재미있게 논다. 서로 언쟁은 있지만 잠시뿐 다시 어울려 논다. 그러나 어른들 사이에서의 딱지는 많이 다르다. 아파트 분양권 딱지, 재개발 딱지, 주차딱지 등 사회의 좋지 않은 한 단면을 보여주는 딱지를 흔히 떠올리기 때문이다.

임대아파트 건설을 반대하던 아파트부녀회장인 혁우 엄마와 같이 일을 하는 선표 엄마도 비슷하다. 선표가 담장너머의 임대아파트 아이들과 놀까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심지어 최근에 입주를 시작한 임대아파트 아이들의 전학이 늘자 같이 공부하는 것조차 반대한다. 혁우는 엄마의 교육대로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전학 오는 것을 싫어하고 지름길인 아파트 후문으로 다니는 것조차 막으려한다.

   
아주 성격이 좋은 상화가 전학을 온다. 짝이 된 선표는 상화에게 이곳저곳을 다니며 알려준다. 상화는 혁우가 싫은 소리를 해도 웃고 넘긴다. 선표는 그런 상화가 마음에 든다. 집으로 돌아온 선표는 엄마가 주는 동그란 딱지모양의 카드를 받는다. 후문에 임대아파트 사람들이 못 다니게 철문이 생겼으니 딱지가 있어야 다닐 수 있다고 한다. 선표는 성화네 집에 가 보아도 다 똑같은 아파트인데 그러는 어른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성화와 함께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모두 빙 둘러서 학교에 와야 한다. 성화는 어디를 가도 환영받지 못한 것은 남들 보다 좀 가난하고 돈이 없어서 일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참는다.
엄마 때문에 성화를 미워했다던 혁우가 속마음을 얘기하고 셋은 성화네 집에서 과학발명대회에 나갈 작품 설계도를 만든다. 끝난 뒤 오랜만에 선표네 아파트 놀이터에서 딱지치기를 한다. 선표는 절대딱지라며 동그란 출입문 딱지를 내놓는다. 아이들의 재촉에 성화가 딱지를 따게 되고 성화는 “이거 있으면 전동휠체어 타고 다니는 우리 엄마가 훨씬 편하겠다.”라고 혼잣말을 한다.

   
절대딱지는 아이들에겐 벽을 허무는 딱지, 어른에겐 벽을 쌓는 딱지이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절대딱지의 의미가 동심을 잃은 어른들에게도 스며들어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 내미는 연말이면 좋겠다.

동화작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건강한 부산을 위한 시민행동 프로젝트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방호정의 부산 힙스터
문화공간 ‘생각하는 바다’ 연 호밀밭 출판사 장현정 대표
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우리 미래와 예술교육, 그리고 엘 시스테마
국제시단 [전체보기]
어둠이 내릴 때 /박홍재
단풍 들어 /정온
글 한 줄 그림 한 장 [전체보기]
코 없는 사람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미래를 위하여
리뷰 [전체보기]
경계인 된 탈북여성의 삶, 식탁·담배·피 묻은 손 통해 들춰
방송가 [전체보기]
스페인 간 이휘재·이원일의 ‘이슐랭 가이드’
MC 이휘재 vs 성시경 ‘미식여행’ 승자는
새 책 [전체보기]
성공한 인생(김동식 지음) 外
사랑은 죽음보다 더 강하다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도덕적 가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
고수 10인이 말하는 음식 의미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2013. Ji Cheol. Gong-홍장현 作
모로코의 밤-김민송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위대한 과학자들의 결정적 시선 外
31가지 들나물 그림과 이야기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마루나무비 /박옥위
샛별 /정애경
이기섭 8단의 토요바둑이야기 [전체보기]
제2회 바둑전왕전 2국
제35기 KBS바둑왕전 준결승전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허세 대신 실속 ‘완벽한 타인’ 배워라
봄여름가을겨울, 음악과 우정의 30년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부산, 영화를 만나다’로 본 독립영화의 면면들
암수살인과 미쓰백…국민 국가의 정상화를 꿈꾸며
책 읽어주는 남자 [전체보기]
책 향한 광기가 부른 파국…그 열정은 아름다워라 /박진명
가슴에 담아둔 당신의 이야기, 나눌 준비 됐나요 /정광모
책 읽어주는 여자 [전체보기]
눈물과 우정으로 완성한 아이들 크리스마스 연극 /안덕자
떠나볼까요, 인생이라는 깨달음의 여정 /강이라
현장 톡·톡 [전체보기]
지역출판 살리려는 생산·기획·향유자의 진지한 고민 돋보여
‘영화철학자’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패션·예술 유산 한곳에
BIFF 리뷰 [전체보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퍼스트맨
BIFF 인터뷰 [전체보기]
‘렛미폴’ 조포니아손 감독, 마약중독에 대한 인간적 접근…“그들도 결국 평범한 사람이에요”
감독 박배일 '국도예술관·사드 들어선 성주…부산을, 지역을 담담히 담아내다'
BIFF 피플 [전체보기]
‘국화와 단두대’ 주연 배우 키류 마이·칸 하나에
제이슨 블룸
BIFF 현장 [전체보기]
10분짜리 가상현실…360도 시야가 트이면 영화가 현실이 된다
BIFF 화제작 [전체보기]
‘안녕, 티라노’ 고기 안 먹는 육식공룡과 날지 못하는 익룡의 여행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8년 11월 21일
묘수풀이 - 2018년 11월 20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10월 9일
오늘의 BIFF - 10월 8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5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제5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發而中節
守中篤也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

무료만화 &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