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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여자] 딱지치기도 못하게…어른들은 이 벽을 왜 세웠을까 /안덕자

절대딱지- 최은영 지음 /김다정 그림 /개암나무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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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12-15 18: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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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아파트 단지 뒤쪽에 높다란 담벼락이 생겼습니다. 스테인리스로 된 은빛 담벼락에는 작은 출입문이 달렸고, 문은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주택가 주민들이 아파트 단지에 드나드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아파트 주민들은 출입카드를 가지고 담 너머 주택가까지 마음대로 다니면서 말이지요.(작가의 말 중)

옛날이나 지금이나 남자 아이들은 딱지치기를 좋아한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딱지를 접어서 노는 것보다 상품으로 나온 딱지를 이용하여 노는 것을 많이 본다. 종이딱지 외에도 캐릭터가 환상적인 동물과 함께 색깔도 다채로운 플라스틱 딱지는 이름도 다양하다. 쿠키 런 딱지, 몬스터 길들이기 딱지 등 이름을 다 알 수 없을 정도다.

‘절대딱지’에 나오는 주인공 선표는 등교하자마자 ‘오늘의 딱지왕’ 1차전을 치른다. 6교시가 끝나는 시간까지 5차전의 딱지대결을 벌여 ‘오늘의 딱지 왕’이 된다. 쉬는 시간 틈틈이 대결을 벌일 때마다 아이들은 모여들어 응원하며 재미있게 논다. 서로 언쟁은 있지만 잠시뿐 다시 어울려 논다. 그러나 어른들 사이에서의 딱지는 많이 다르다. 아파트 분양권 딱지, 재개발 딱지, 주차딱지 등 사회의 좋지 않은 한 단면을 보여주는 딱지를 흔히 떠올리기 때문이다.

임대아파트 건설을 반대하던 아파트부녀회장인 혁우 엄마와 같이 일을 하는 선표 엄마도 비슷하다. 선표가 담장너머의 임대아파트 아이들과 놀까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심지어 최근에 입주를 시작한 임대아파트 아이들의 전학이 늘자 같이 공부하는 것조차 반대한다. 혁우는 엄마의 교육대로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전학 오는 것을 싫어하고 지름길인 아파트 후문으로 다니는 것조차 막으려한다.

   
아주 성격이 좋은 상화가 전학을 온다. 짝이 된 선표는 상화에게 이곳저곳을 다니며 알려준다. 상화는 혁우가 싫은 소리를 해도 웃고 넘긴다. 선표는 그런 상화가 마음에 든다. 집으로 돌아온 선표는 엄마가 주는 동그란 딱지모양의 카드를 받는다. 후문에 임대아파트 사람들이 못 다니게 철문이 생겼으니 딱지가 있어야 다닐 수 있다고 한다. 선표는 성화네 집에 가 보아도 다 똑같은 아파트인데 그러는 어른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성화와 함께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모두 빙 둘러서 학교에 와야 한다. 성화는 어디를 가도 환영받지 못한 것은 남들 보다 좀 가난하고 돈이 없어서 일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참는다.
엄마 때문에 성화를 미워했다던 혁우가 속마음을 얘기하고 셋은 성화네 집에서 과학발명대회에 나갈 작품 설계도를 만든다. 끝난 뒤 오랜만에 선표네 아파트 놀이터에서 딱지치기를 한다. 선표는 절대딱지라며 동그란 출입문 딱지를 내놓는다. 아이들의 재촉에 성화가 딱지를 따게 되고 성화는 “이거 있으면 전동휠체어 타고 다니는 우리 엄마가 훨씬 편하겠다.”라고 혼잣말을 한다.

   
절대딱지는 아이들에겐 벽을 허무는 딱지, 어른에겐 벽을 쌓는 딱지이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절대딱지의 의미가 동심을 잃은 어른들에게도 스며들어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 내미는 연말이면 좋겠다.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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