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24일 문화회관 대극장

이름만 듣고도 기대가 됐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부산 출신 안무가 김남진 강용기 박근태 박재현과 부산시립무용단의 만남. 23일부터 이틀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제77회 정기공연 ‘댄스 포스’(Dance Four’s)다.

김남진의 ‘또 다른 봄’을 연습 중인 부산시립무용단 단원들.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현대무용 안무가와 한국무용 분야 전문 무용인들이 만나 시너지가 제대로 발휘됐다”는 부산시립무용단 김용철 예술감독의 말대로 이번 무대는 기존 시립무용단의 공연과는 다르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안무가들의 대표작이 무용단의 뛰어난 기량을 만나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한다.

지난 14일 부산문화회관 내 시립무용단 연습실에선 공연 ‘댄스 포스’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4명의 현대무용 안무가의 대표작이 줄지어 오르는 이번 작품은 각 20~30분짜리 공연 4편이 이어진다. 일본군 위안부의 아픈 역사 이야기를 다룬 김남진의 ‘또 다른 봄’은 한국 춤과 음악을 가미해 애환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부산시립무용단원 김미란은 “현대춤 안무가와 협업은 처음이라 색다른 분위기에서 작업했다. 연극적인 특징도 있어서 감정 표현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이어진 강용기의 ‘무애행’은 삶의 고뇌와 불교적 세계를 모티브로 했지만, 춤에는 발레 요소를 더했다. 특히 파트너를 들어 올리는 동작이 많아 한국춤을 전공하고 한국춤을 추어온 시립무용단 단원들이 고생했다는 후문이다.

이윽고 무대에는 오페라 ‘카르멘’의 웅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24명의 무용수가 등장한다. 박근태의 ‘카르멘’이다. 춤과 오페라 음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인 이상, 화가 구본웅, 기생 금홍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박재현의 ‘금홍아 금홍아’는 다소 난해하지만, 식민지 시절 절망적 현실에 대한 불안, 식민지 지식인의 의식을 몸짓을 통해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안무가 김남진은 “프로 무용단의 집중력과 노련함이 원작의 느낌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관객들이 호기심을 갖고 즐기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만 원 (051)607-3121~2.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