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에 설정 스님(75)이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설정 스님은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간선제로 치러진 선거에서 선거인단 319명 가운데 234명의 지지로 과반의 지지를 얻어 차기 원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4년이다.

설정 스님과 경쟁한 수불 스님은 82표를 얻었으며 3표는 무효처리됐다.

이번 선거에는 4명이 후보로 나섰지만 원학·혜총 스님이 중도에 사퇴하면서 따라 2파전으로 치러졌다.

설정 스님은 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지지를 받았지만, 선거 과정에서 서울대 학력위조 의혹을 인정했다.

또 범계(犯戒) 논란까지 일면서 일각에서는 후보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불거졌지만 이를 극복하고 당선됐다.

설정 스님은 오는 18일 조계종 최고 의결기구인 원로회의의 인준을 거치면 오는 3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설정 스님은른신임 총무원장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거 기간 후보 간 오간 고소나 고발전 해결이 우선 과제로 떠오른다.

내부적으로는 불자 인구 300만 명이 감소하는 등 위축된 교세를 회복하고, 태고종과 진행 중인 전남 순천 선암사의 소유권 분쟁도 과제로 꼽힌다.

대외적으로는 이웃 종교에 견줘 사회적 참여가 소극적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 또한 설정 스님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설정 스님은 1942년 충남 예산 출생으로, 1955년 수덕사에서 혜원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1994년 종단개혁 당시 조계종단 개혁회의 법제위원장을, 이후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제11대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을 맡았다.

2009년 덕숭총림 수덕사 제4대 방장으로 추대돼 후학을 길러왔다.

한국 불교의 최대 종단인 조계종의 행정을 총괄하는 총무원장은 전국 사찰 3100여 곳에 대한 주지 임명권, 스님 1만3000여 명의 인사권을 행사한다.

또 1년에 530억 원이 넘는 예산 집행권과 종단 소속 사찰의 재산 감독 및 처분 승인권을 가진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