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탁암 심국보의 동학 이야기 <21> 신통력, 사람 사이에 영의 다리를 놓는 것

연대와 협력으로 거국적 3·1운동 주도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9-08 19:39:22
  •  |  본지 11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무체법경’은 동학의 3세 지도자 의암 손병희가 1910년 부산 인근의 양산 통도사 내원암에서 49일 수련을 마친 후 강론한 것을 정리한 책이다. 의암은 이 책에서 사람의 성품(性)과 마음(心)과 몸(身)의 관계를 설명하며 묻고 답한다.
   
의암 손병희 선생이 1910년 49일 동안 수련한 양산 통도사 내원암.
“성품과 마음과 몸 세 가지에서 어느 것을 먼저 할 것인가?”

“몸이 있을 때에는 불가불 몸을 주체로 알아야 할 것이다.”

명쾌한 문답이다. 그리고 부연한다. “몸이 없으면 성품이 어디 의지해서 있고 없는 것을 말하며, 마음이 없으면 성품을 보려는 생각이 어디서 생길 것인가. 마음은 몸에 속한 것이다.”

‘무체법경’은 결국 몸의 활용과 쓰임새에 대한 가르침이다. 체조나 무술을 단련하는 것과 달리 동학의 수련은 형상 없는 성품과 마음을 닦는 것이며, 그 수단은 주문을 외는 것이다. 동학의 주문수련으로 경지에 이른 어느 수도자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공부를 독실히 하면 남이 못 보는 것도 볼 수 있고, 남이 못 듣는 소리도 들을 수 있고, 남이 몇 살에 죽는지도 알 수 있고, 자기 병은 물론 다른 사람의 난치병도 고칠 수 있는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은 수도의 계단에서 오는 필연적인 산물이다.”

이렇듯 형상 없는 성심(性心)을 수련하면 우리 몸에는 신통력이 생긴다. 그러나 의암이 말하는 신통력은 이러한 단계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의암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뭇 사람을 사랑하면 뭇 사람이 한울 길에 가서 영의 다리를 반드시 이룰 것이요, 뭇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가 한울 길에 가서 영의 다리를 반드시 이루게 된다.”

‘영의 다리를 반드시 이룬다(영교필성·靈橋必成)’는 것은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연대와 협력의 또 다른 표현이다. 주문이나 마음공부는 혼자라도 할 수 있고 경지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의암의 스승 해월 최시형은 이런 말을 남겼다.

“주문 천 번 외는 것보다 착한 마음 한 번 내는 것이 낫고, 착한 마음 천 번보다 기운 한 번 상하지 않는 것이 낫다.”
연대와 협력, 영교필성은 성내고 기운 상하는 것으로는 어렵다. 사람 사이에서 영의 다리를 놓은 것, 연대와 협력을 의암은 신통력으로 보았다.

   
의암의 이러한 통찰은 국권회복을 위한 3·1운동 때 빛을 발한다. 동학을 계승한 천도교가 중심이 되어 불교, 기독교 등의 세력을 포용하는 ‘일원화’의 원칙은 의암의 ‘영교필성’을 실천한 것이었고, 그 결과 3·1만세운동은 거족적으로 전개될 수 있었다.

천도교 ‘신인간’ 편집주간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건강한 부산을 위한 시민행동 프로젝트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해양문화의 명장면
마데이라 와인과 미국혁명
방호정의 부산 힙스터
부산 여성 뮤지션 프로젝트 ‘2018 반했나?’
국제시단 [전체보기]
풀꽃친구 /박진규
9월 /조정해
글 한 줄 그림 한 장 [전체보기]
나를 눈 뜨게 한 엄마 밥과 장모님 밥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적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방송가 [전체보기]
거래의 대상이 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세간 뒤흔든 ‘흑금성’ 사건의 진실은
새 책 [전체보기]
문명의 요람 아프리카를 가다 1, 2 外
이윤기 신화 거꾸로 읽기(이윤기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클래식 거장 말러를 비춘다
성공신화 90대 경영인의 노하우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스르르 부서지는-임현지 作
무제-서상환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밀가루 친구들이 일러주는 꿈의 의미 外
누구 아닌 ‘나’를 위한 삶의 메시지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가을안부 /김소해
나침반 /우아지
이기섭 8단의 토요바둑이야기 [전체보기]
제22기 GS칼텍스배 결승1국
2017 여자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물괴·협상·안시성·명당…추석 극장가의 승자는?
‘웰메이드 영화’ 리얼한 세트장이 좌우한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스물세 살 BIFF(부산국제영화제), 좀 더 넓은 부산공간 끌어안아야
영화 ‘공작’- 첩보극으로 본 남북관계의 오래된 미래
책 읽어주는 남자 [전체보기]
한국은 ‘사기공화국’…자발적 분쟁해결 자리잡아야 /정광모
아이로 마음 졸이던 부모 위로하는 ‘이상한 엄마’ /박진명
책 읽어주는 여자 [전체보기]
로봇왕국 독재가 두렵다고?…휴머니즘의 힘을 믿어봐 /안덕자
인간 본성 파헤친 10가지 실험, 때론 끔찍한… /강이라
현장 톡·톡 [전체보기]
냉전부터 심리·정치적 분리까지…현대사회의 분열을 이야기하다
초연결시대 광고마케팅 화두는 채널확대·기술협업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8년 9월 21일
묘수풀이 - 2018년 9월 20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5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제5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天地弗敢臣
有名之母
남해군청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