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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배우들의 영화사랑,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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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8-24 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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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과 인터뷰를 할 때 항상 마지막에 다음 작품에 관해 묻곤 한다. 그러면 현재 촬영 중이거나 예정인 영화나 드라마가 있는 배우는 작품의 줄거리나 배역에 대해 이야기한다. 반면 결정된 작품이 없는 배우는 “열린 마음으로 영화나 드라마의 대본을 보고 있다”며 “되도록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최근 만난 영화 ‘청년경찰’의 박서준이나 드라마 ‘7일의 왕비’와 ‘품위있는 그녀’를 마친 박민영, 김희선 등이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특히 김희선은 “작은 역할이라도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들 외에도 배우 대부분이 ‘되도록 영화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직간접으로 내비친다.

이렇듯 배우들이 드라마보다 영화를 선호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배우에게 영화가 드라마보다 무조건 좋은 매체라고 할 수는 없다. 영화는 스크린을 통해 연기의 장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위험 부담이 있다. 그래서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연기를 본 배우들이 “마치 발가벗겨진 것 같은 기분”이라고 표현한다.

금전적인 면에서도 영화보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 이점이 될 수 있다. 아시아에서 한국영화보다 한국 드라마의 파급력이 훨씬 막강하기 때문에 드라마를 통해 한류 배우가 되면 아시아 각국에서 행사나 공연을 펼칠 수 있고, CF 모델로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도 영화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작 환경의 차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영화와 드라마(드라마는 주중 미니시리즈로, 사전 제작 드라마는 제외)는 작품 준비부터 촬영을 마칠 때까지 5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 비슷한 기간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제작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영화는 완성된 대본으로 두 달 정도 프리프로덕션 기간을 가진 후 석 달 정도 촬영한다. 따라서 배우들은 촬영 전에 자신의 캐릭터를 완전히 숙지한 후 촬영에 들어간다. 또한 촬영 중에도 감독이나 상대 배우와 자신의 캐릭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연기를 모니터할 수 있는 시간이 드라마보다 충분히 주어진다.
이에 반해 드라마는 3~4회분 대본을 가지고 방영 한두 달 전에 촬영에 들어가 4회분 정도의 촬영을 마친 상태에서 첫 방송을 한다. 첫 방송이 시작되고 1, 2주 후면 매주 2회분의 촬영을 해야 하는 ‘죽음의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시간에 쫓기며 매일 나오는 쪽대본으로 촬영하기도 한다. 그래서 “마치 생방송처럼 촬영한다”는 말이 나온다. 어떤 배우는 “나중에는 연기력보다 체력이 좋아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이러한 제작 환경을 볼 때 연기력이 재산인 배우 입장에서 커트마다 좋은 컨디션으로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는 영화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완성도를 높인 사전 제작 드라마가 등장하고, 케이블 드라마를 중심으로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다.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이 현재보다 나아진다면 영화를 선호하는 배우들의 경향도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싶다.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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