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외성벽극장서 운치 즐기고
- 아리랑으로 부활한 독립투사 등
- 관객에 더 가까이 다가간 연극
- 내달 6일까지 52편 114회 선봬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소”

	지난 26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밀양연극촌 성벽극장에서 대중 가극 ‘아리랑“(박현철 극작, 이윤택 연출)이 공연되고 있다.

익숙하던 밀양아리랑이 빠르고 비장한 곡조로 가슴을 뛰게 했다. 밀양아리랑은 항일운동 당시 ‘광복군아리랑’으로 바뀌어 불리기도 한 노래. 밀양이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것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광복투사가 부른 우렁찬 밀양아리랑은 야외성벽극장 너머까지 울려퍼졌다. 관객들은 나눠준 태극기를 흔들며 화답했다.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을 필두로 청년 윤세주와 윤치형, 김원봉의 아내이자 여성 독립운동가 박차정 등은 무대 위 가극 ‘아리랑’으로 완벽하게 되살아났다. ‘제17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열리는 밀양연극촌의 첫날밤 풍경이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은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지난 26일 막을 올렸다. 이윤택 예술감독과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상주하는 밀양연극촌(경남 밀양시 부북면)을 중심으로 열리는 축제는 2001년부터 해마다 열리며 국내 최고 연극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개막식에서 이윤택 감독과 연희단거리패 김소희 대표는 “밀양연극제가 세계 최고로 꼽히는 프랑스 아비뇽연극제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17회를 맞은 현재가 세계 최고로 가는 문턱을 넘는 시기인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축제는 슬로건 ‘연극, 그 변화의 힘-대중과 만나다’에서 알 수 있듯, 대중과 한층 가까워지기 위한 작품으로 구성했다. 대중극 주간을 신설하고 개막작으로 ‘완득이’를 선택했다.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을 연출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인정받는 국내 뮤지컬 대부 윤호진 연출가의 ‘완득이’는 2011년 영화 ‘완득이’로도 많은 관객과 만났다. 다문화가정 청소년 자녀의 화해와 성장을 담은 이야기로, 개막일 밀양시 교동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됐다. 짜임새 있고 탄탄한 연출에 에너지 넘치는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큰 박수를 받았다. 밀양아리랑아트센터에서는 대배우 이순재가 연기 60주년을 기념하며 손숙과 호흡을 맞추는 ‘세일즈맨의 죽음’, 연희단거리패의 ‘안데르센-눈의 여왕’, 극단 가마골의 신파극 ‘홍도야 울지마라’가 이어진다.

밀양연극촌에서 즐기는 야외공연과 소극장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5월 재개관한 800석 규모의 야외 성벽극장은 야외공연의 운치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행사 기간 매일 밤 10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밤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연이 낭만을 더한다. 우리극연구소의 ‘천국과 지옥’, 극단 목화의 ‘봄봄’ 등이 공연된다. 행사는 다음 달 6일까지 열리며, 대중극 주간, 지역문화 주간, 명작클래식 주간, 가족극 주간, 창작극 주간, 젊은 연출가전, 대학극전, 프린지 등 모두 52편 114회 공연된다. 홍보대사로는 배우 이순재와 손숙이 활약한다. (055)355-1945~6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