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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여자] 할아버지는 왜 평생 귓병에 시달리시는 걸까 /안덕자

개를 찾아라- 김영호 지음 /안기태 그림 /해성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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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7-14 19:17:04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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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상금 걸린 개를 찾는 아이들
- 농촌마을의 정겨운 이야기 속에서
- 거창 양민학살과 전쟁의 상흔 다뤄
- 모두에게 평화로운 세상이 오면
- 할아버지도 편해진다는 희망 갖게돼

   
해성 제공
한결이는 경남 거창에 있는 조그만 학교의 전교 회장이다. 학생 수는 모두 서른 명. 6학년은 수정이와 한결이 둘 뿐이다. 옛날에는 아주 많은 아이가 이 학교에 다녔지만 세상이 바뀌어 얼마 안 되는 아이들이 겨우 학교의 명맥만 이어간다. 거창은 한국전쟁 때 마을 사람들이 북쪽의 인민군에게 협조했다는 누명을 쓰고 국군에게 학살당한 '거창 양민 학살 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종업식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데, 같은 마을의 진구 삼촌이 어눌하게 한결이를 불렀다. 진구 삼촌이 가리킨 곳에 벽보가 붙어있었다. '바다'라는 개를 찾으면 사례금 100만 원을 준다는 것이었다. 한결이는 방학도 했겠다, 벌써 개를 찾아 사례금을 받은 것처럼 어디 어디에 쓸 거라며 좋아했다.

이 책은 한결이가 같은 학교 아이들과 함께 개를 찾는 일상과 한결이네와 주변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이 대부분 그려져 있다. 그러나 읽어가다 보면 귀울음 병에 시달리는 한결이 할아버지 이야기에 빠지게 된다. 가슴 아픈 우리 역사의 한 장면이어서일까? 거창 양민 학살 사건이 있은 지 60여 년이 지났지만 한결이네 집은 아직도 그때의 상흔을 안고 살아간다.

열두 살이었던 할아버지는 거창 양민 학살 사건이 일어난 그 날, 해 질 무렵 마을 사람들이 다 모여 있는 학교 운동장에 갔다가 똥이 마려워 그 자리를 겨우 벗어났다. 따라오는 군인의 호의 덕분에 도망쳤고, 살았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총성. 마을 사람들을 향해 쏘아대는 총소리가 지금까지 귀에서 사라지지 않고 귀신 소리처럼 '윙윙' 거려 평생을 괴롭혔다. 캄캄한 밤 산에서 내려와 먹을 것을 달라고 애원하던 인민군 병사, 변소 칸 앞에서 빨리 달아나라고 눈짓으로 알려주던 국군 병사. 똑같은 젊은이였는데 왜 총부리를 겨누면서 싸워야 했는지, 왜 억울한 죽임을 당한 사람이 생겨야 했는지, 할아버지는 그 숙제를 풀지 못한 채 평생을 살았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풀지 못한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은 한결이도 마찬가지였다. 아픈 사람을 잘도 고치는 할아버지가 정작 자신의 귓병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이 의아스럽기만 했다. 한결이는 할아버지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던 박산골로 개를 찾으러 간다. 추모공원이나 박산골 현장에 붙어있는 거창 양민 학살 사건을 떠올리는 글귀와 총탄의 흔적이 박힌 바위들. 그 근처에는 억울하게 숨진 어린 영령과 마을 주민의 혼이 아직도 박산골을 헤매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아이들은 산을 뒤지며 헤매었지만 개를 찾을 길이 없고, 함께 간 우진이만 다치게 된다. 이것으로 인해 우진이 아빠가 학교에 찾아와 기물을 부수고 난리를 친다. 그러나 무력을 행사하는 우진이 아빠는 선생님들의 조용한 정의로움에 무릎을 꿇는다.

   
박산골 바위에 박힌 총탄의 흔적처럼, 6·25는 전쟁을 겪지 않은 우리에게도 아프게 다가온다. 비록 개를 찾지는 못했지만, 그 개는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할아버지의 귀울음 병이 남·북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왕래를 하고 모두에게 평화로운 세상이 오면 나으리라는 희망도 가져본다.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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