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든 음악을 정식 앨범으로 발표하도록 돕는 지원은 일회성 공연을 지원해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죠. 미래를 내다보게 해주거든요. 이렇게 좋은 사업이 오히려 규모를 줄인다니요!" "원아시아페스티벌에 출연하는 서울 뮤지션에겐 후하면서 지역 뮤지션에겐 너무 인색해요"

부산음악창작소 스튜디오 모습. 국제신문DB

부산 음악창작소(이하 음창소)가 시행하는 지역 뮤지션 지원 사업이 지난보다 절반가량 축소되자 인디 음악인들의 비판이 거세다.

부산 음창소는 '음원제작 지원사업'에 참여할 뮤지션을 오는 21일까지 모집한다. 이 사업은 지역 뮤지션을 선정해 음원 제작, 프로필·뮤직비디오 홍보, 쇼케이스 등을 지원하는 음창소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인디 뮤지션의 자생력을 북돋우고 동시에 음반이라는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하지만 올해 선발팀은 8팀으로 지난해 14팀을 지원했던 것보다 크게 축소됐다. 이유는 사업비 부족이다.

위탁사인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음창소 예산은 지난해 국비 2억5000만 원·시비 1억 원, 올해 국비 1억8000만 원·시비 2억 원으로 3000만 원 늘었다. 그러나 실제 사업비는 지난해보다 8000만 원 줄었다. 애초의 사업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지출되는 건물 임대료 8000만 원과 추가되는 인건비 때문이다. 음창소는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대중음악의 다양성과 음악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5년 10월 부산시는 국비 10억 원과 시비 10억 원을 들여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인근에 음창소를 조성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스튜디오 장비를 구축하고 국내 3대 기획사인 JYP 출신 엔지니어를 영입해 '히트' 문화 상품으로 거듭났다.

음창소의 성과는 문체부 평가에서 드러난다. 문체부는 지역 음창소 가운데 부산을 2년 연속 1위로 평가해 국비를 가장 많이 지급했다. 그러나 올해 프로그램 규모를 축소하면서 내년 국비 유치 전망도 흐려졌다.

이 때문에 부산시가 음창소의 장기적 운영을 위해 건물 임대료 외에 기본 프로그램 예산을 안정되게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국 음창소 가운데 임대료를 주는 곳은 부산이 유일하다. 지자체별 음창소 관련 예산을 비교하면 부산의 예산과 인력은 현저히 적다. ▷부산(지난해 1억·올해 2억·직원 3명) ▷광주(7억·7억·6명) ▷대구(6억·6억·8명) ▷충북 충주(-·2억·5명) ▷전남 강진(2.5억·1.1억·5명) ▷충남 천안(4.5억·5억·4명) 등이다. 특히 광주는 광주음악산업진흥센터, 대구는 청소년창작센터와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등 추격이 거세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