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탄절보다 의미깊은 날로 여겨
- 17개 교단 1800여 개 교회 집결
- 참석인원 평균 5000여 명 달해
- 내외빈 소개·인사말 최소화 등
- 의례적 순서 과감히 축소·생략

"의례적인 순서는 과감히 없애, 온전히 하나님께 집중하는 예배를 올리려 합니다."

부산 부산진구 푸른초장교회에서 박성호 부산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16일 여는 부활절연합축제예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부산기독교총연합회(부기총)는 16일 오후 3시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2017년 부활절연합축제예배'를 드린다. 1978년 설립된 부기총은 부산 지역 개신교 17개 교단, 1800여 개 교회의 연합체이다. 부활절연합예배는 연말 부산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와 함께 부기총이 여는 주요 행사 중 하나다.

지난해 6월 부기총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박성호 푸른초장교회 목사는 "예수님의 부활이 없으면 기독교가 존재할 수 없다. 부활이 없다면 성탄절의 의미도 없다. 이 때문에 부활은 기독교에서 가장 기쁜 날이다. 서양에는 부활절을 기념해 일주일 동안 쉬는 휴가철이 있을 정도다. 성탄절보다 오히려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부활절연합예배는 매년 부활절에 부산 지역 교회가 모여 함께 여는 행사다. 각 교회에서 오전 예배를 마치고 오후에 집결한다. 참석 인원이 평균 5000~6000명에 이른다. 올해는 특히 불필요한 순서를 과감히 축소해 "신도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준비했다. 박 목사는 "내·외빈 소개와 인사말 등은 최소화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트리축제 때도 점등식 단상에 시장, 구청장과 소년소녀가장, 소방관, 경찰관, 노인이 대표로 올라가고 목사는 올라가지 않았다. 의례적인 순서를 생략하고 부활절 예배의 뜻을 새기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활절연합축제예배 모습. 부산기독교총연합회 제공

이날 1부 부활절 연합예배가 끝나면 2부 '청소년 붕붕프로젝트'가 이어진다. 개신교의 미래를 책임질 '다음 세대'인 청소년을 위한 순서다. 붕붕프로젝트 1부는 '브릿지(다리) 공연'으로 '시대의 아픔에서 부활의 기쁨으로'를 주제로 열린다. 청소년들의 현 상황에 대한 영상을 본 뒤 희망을 선포하는 함석헌 성악가의 노래가 이어진다. 2부에서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예배팀들이 연합해 댄싱팀과 함게 부활의 기쁨을 노래한다. 징검다리 선교회 대표인 임우현 목사의 설교와 붕붕프로젝트 준비위원장인 박상철 목사의 비전 선포가 있다. 3부 특별공연에는 복음을 전하는 랩퍼 Cross.k.c와 플랜 Z, TV 예능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출연한 라엘&나오미 팀의 공연이 펼쳐진다. 부산관광고 삼성여중·고, 브니엘중학교 학생들도 직접 공연을 선보인다.

부기총은 부활절의 기쁨을 노숙인들과도 나눴다. 고난주간(부활절 전 한 주간)이었던 지난 10일 부산 동구 부산진역 광장에서 '자장나눔축제'를 열었다. 자장선교회 회원 20여 명이 식자재와 주방용기를 준비해 노숙인 쉼터에서 짜장면을 만들어 노숙인 600여 명과 나눴다. 5회째 열린 이 행사는 부활의 기쁨을 사회에서 가장 어렵고 힘들게 사는 노숙인과 나누고자 신도들의 헌금 400만 원으로 준비했다.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라 부활절의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박 목사는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이었던 교회가 요즘은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지 못하는 듯해 마음 아프다"며 "종교개혁 당시 심정으로 '공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교회가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