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미국 LA돌비 극장에서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의 마지막 순서이자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고상으로 여겨지는 '작품상'의 시상은 페이 더너웨이와 워렌 비티가 맡았다.

	(사진=라라랜드 및 문라이트 포스터)

워렌 비티는 "올해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영화가 많이 올라왔다"고 말하며 작품상을 소개했다.

이는 지금까지 '오스카상(아카데미상을 지칭)이 유색인종에게 박했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지난해에는 SNS를 중심으로 '오스카는 너무 하얗다'라는 뜻의 '#OscarsSoWhite'가 화제가 된 점을 유념한 발언으로 보였다.

작품상 후보에는 핵소 고지와 팬스, 컨택트, 로스트 인 더스트, 문라이트, 라이언, 히든 피겨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라라랜드가 올랐다.

시상을 맡은 워렌 비티와 페이 더너웨이는 시상 과정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장난을 치는 듯 보였다. 그러다 더너웨이는 비티가 들고 있던 시상자가 적힌 봉투를 뺏아 들곤 "라라랜드!"하고 외쳤다.

이에 시상식에 참여한 이들과 해당 방송을 시청하고 있던 모두는 아카데미 시상식, 오스카의 최고상이라 불리는 '작품상'을 라라랜드가 수상한다고 여겼다.

만약 라라랜드가 '작품상'까지 수상한다면 오스카에서 7개 상을 휩쓸게 되는 셈이었다.

'라라랜드'가 호명됨에 따라 프레드 버거, 조단 호로위츠, 마크 플렛을 비롯한 제작진들은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밝혔다.

프레드 버거는 "내가 더 소중한 사람이 돼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며 감상을 밝혔다. 또한 함께 무대에 오른 호로위츠는 무대에 올라 사랑과 온정, 인류애 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수상소감을 이어나가는 중 시상자 워렌 비티는 민망해하며 그들을 막아섰다. 이어서 워렌 비티는 "수상자는 라라랜드가 아닌 문라이트다"라고 수상자를 번복하는 발언을 했다.

수상소감을 이어나가던 '라라랜드' 제작진 일동은 당혹감을 내비치자 워렌 비티는 "제가 웃기려고 한 건 아니다"라고 말하며 거듭 사과했다.

당혹감을 느낀 것은 라라랜드 제작진들뿐만 아니라 시상식에 참여한 모두였던 모양이었다. 이내 시상식장은 웅성거림으로 가득 찼다.

이러한 해프닝은 시상자들에게 전달된 봉투에 감독상이 아닌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이 적혀있었던 데서 시작됐다.

작품상 시상 중 워렌 비티가 아카데미 측의 실수를 눈치 채고 뜸을 들이자, 함께 시상에 나선 더너웨이는 워렌 비티가 장난을 친다고 생각하곤 "라라랜드!"를 외치고 말았던 것이다.

이후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문라이트'의 제작자 아델 로만스키는 "꿈에도 나오지 않을 일이 벌어졌다"며 "고맙고도 미안하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내 진정한 문라이트의 제작진 일동은 "라라랜드 팀은 내려갔네요"라고 말하며 흑인과 유색인종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수상소감을 마쳤다.

한편 이 와 같은 수상자를 잘못 호명하는 실수는 89회를 이어온 오스카 역사상 처음이라고 알려졌다.

이민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