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쓰기교육연구가들이 제안한
- 예민한 청소년기 지도 방법
- 글을 쓰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 아이들 모습 지켜본 경험도 실어

"중학생 아들 때문에 고민이에요. 무슨 말만 하면 성질 내고, 방에 틀어박히거나 나가 버리기 일쑤죠. 왜 '중2가 무섭다'고 하는지 알겠더군요."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의 글쓰기 교육에 참여한 아이들이 자신의 글이 실린 문집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제공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푸념을 듣기 예사다. 사춘기를 막 지나 반항심과 저항심, 감수성이 최고로 예민할 때가 아닌가. 물론, 이런 고민은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도 해당한다.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는 이럴 때 아이들과 글을 써보라고 제안한다.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는 아동문학과 우리 말글 바로 쓰기 운동의 거목 이오덕(1925~2003년) 선생이 만든 글쓰기 모임이다. 1983년부터 전국 초·중·고교 교사가 모여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이 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연구하고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 회보를 내며 활동한다.

중등 글쓰기, 어떻게 하지?는 달마다 내는 회보 맨 앞에 싣는 '글쓰기 지도 사례'를 엮은 책이다. 한창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의 글쓰기를 지도하며 아이와 소통하고 변화를 끌어낸 사례를 소개한다. 먼저, 아이들을 위한 글쓰기 지도 방법을 안내한다. 글쓰기가 좋은 건 알겠는데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한 교사와 아이에게 초점을 맞췄다. 글감을 찾는 방법, 생생한 글을 위한 인물 묘사 방법, 대화를 되살리는 법을 알려준다. '겪은 일 쓰기' '자라온 이야기 쓰기' '시 쓰기' '주장하는 글쓰기' '모듬 일기 쓰기' 등 갈래별 지도 사례도 풍성하다.

글쓰기를 통해 변한 아이를 지켜본 경험도 이 책의 중요한 요소다.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로 만난 영준이와 민호가 글쓰기를 통해 손을 잡고,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자살을 고민하던 명섭이가 글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은 글쓰기가 끌어낸 희망이다. 부모의 꾸지람을 듣지 않기 위해 시험을 포기한 글, 부모와 다투다 뺨을 맞은 아이의 글 등은 아이를 이해하는 통로가 된다. 글쓰기를 통해 어른과 아이가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머리말에서 구자행 교사는 말한다. "제 삶을 글로 쓰고 동무들의 글을 읽은 아이들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삶을 열어 갑니다. 글쓰기 사례집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실에 놀라운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