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이세돌에게 일부러 한 판 져줬을 수도 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일부러 이 9단을 봐주기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만약 이런 말이 사실일 경우 알파고의 감성이 인간에 버금간다는 해석이 가능해 IT업계와 과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중앙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학과 주임교수는 지난해 3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나온 이세돌 9단의 1승이 구글 딥마인드가 일부러 져준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구글 딥마인드 측은 다섯 번의 대국 가운데 네 번째 대국이 져주기에 가장 적당하다 판단했고 알파고 대신 돌을 놓은 아자황 박사에게 일부러 오답을 보내 알파고의 패배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이 열리기도 전에 알파고의 전승을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의 이런 주장은 최첨단 인공지능 컴퓨터의 버그 가능성에 대한 진단에서 비롯한다. 그는 "만약 경기 결과대로 다섯 경기 가운데 한 경기에서 알파고의 버그가 발생했다면 사고율이 20%라는 건데, 최첨단 인공지능에서는 도저히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버그가 단 한 번 발생해도 안 되는데 4국에서는 거의 10여 차례나 나왔다"며 "딥러닝과 강화학습으로 완성된 정교한 인공지능이 기초적인 수읽기 장면에서 엉뚱한 실수를 반복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 대해 김 교수는 "인공지능의 놀라운 성장에 대한 인류의 공포감을 상쇄하고 나아가 더 큰 시장인 중국과의 재대결 협상을 위해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는 추측이다.

　김 교수는 현재 알파고의 기력에 대해 프로기사와 여섯 점 정도 차이로 평가했다. 그는 "알파고는 2015년 10월 판후이 2단에게 5승을 거둘 때 이미 세계 초일류 기사의 수준이었다. 5개월 후인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대결할 때는 프로기사와 네 점 정도의 기력 차이가 났다"며 "이후 10개월 정도의 강화학습 기간이 있었고, 알파고 입력 자료도 업그레이드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구글코리아 측은 "알파고는 일부러 져준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 논란을 일축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