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안리 콘셉트 내세우고
- 예술인 필진·기획 호응

부산의 대표적인 작은 잡지 '안녕 광안리'가 20호(사진)를 끝으로 휴간에 들어간다.

'안녕광안리'를 발간하는 (주)광안리사람들은 지난해 12월 27일 발행한 '안녕광안리' 20호를 마지막으로 1년간 휴식기를 갖는다. 20호의 부제가 '다시 안녕'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녕광안리'는 2011년 6월 발행부수 5000부로 시작했다.

부산의 문화와 관광을 전반적으로 다루기보다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는 '작은 잡지'를 콘셉트로 내세워 '신선하다' '광안리에 문화게릴라 떴다' 등의 화제를 일으키며 호응을 얻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예술인을 필진으로 끌어들여 영화, 카페, 음식, 인디음악, 미술 등 여러 주제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 젊은 층의 지지를 얻었고, '낙동강 디아스포라' '안녕 부산대' '안녕, 원도심 메이드인부산' 등 광안리에서 벗어난 신선한 기획도 눈길을 끌었다.

휴간을 결정한 이유는 잡지를 발행하던 주요 구성원이 각자 일로 바빠지면서 온전히 작업에 집중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안녕광안리' 이승욱 발행인은 "주요 구성원이 개별 활동과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일까지 맡게 되면서 바빠졌다. '재밌는 작업을 즐겁게 해보자'고 시작한 일인데 일에 쫓겨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에 휴식기를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작은 잡지'를 꾸준히 내기 어려운 환경도 작용했다. '안녕광안리'는 정부와 부산시 공모사업에 응모해 지원금을 받거나 수영구의 후원을 받은 것 외에 개인 후원으로 발행을 이어왔다. 이 발행인은 "1년에 4차례 발행하는 데 3000만 원 정도 드는데 이 또한 부담이 컸다. 아직 부산에서는 월간지가 아니면 잡지 발행에서 안정되게 지원받는 시스템은 없다 보니 힘든 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휴간을 앞두고 발행한 '안녕광안리' 20호는지난 6년의 역사를 담은 '안녕광안리 좌충우돌 회고담'과 '안녕 광안리로 덕 본 사람들' '안녕광안리 후원인 인터뷰' 등이 담겨 있다.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카페와 식당 등에서 20호를 볼 수 있다.

이 발행인은 "'안녕광안리' 이후 부산에서 잇따라 작은 잡지가 나오고 있어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 같다. 좀 더 젊은 층에게 잡지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해서 1년간 찬찬히 미래를 모색할 생각이지만, 재밌는 주제만 있다면 언제든 특별호는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