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안은 시립미술관 분관 형태

- 운영 자청했던 비엔날레조직위
- 불편한 심경 비치며 제안 철회

부산 사하구 을숙도에 들어서는 부산현대미술관이 부산시가 직영하는 사업소 혹은 부산시립미술관 분관으로 가닥을 잡았다.

애초 부산현대미술관의 운영 주체를 맡겠다고 자청한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본지 지난 2월 16일 자 22면 보도)는 운영 의지를 접고 현대미술관에서 비엔날레 행사를 개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시는 20일 오후 '부산현대미술관 개관 준비 및 관리운영 종합계획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용역팀인 경성대 산학협력단이 결과를 설명한 뒤 임동락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집행위원장 등 전문가 7인의 의견을 들었다.

용역팀은 ▷시립미술관과 차별화해 오늘날의 미술(Contemporary Art)을 전시·수집·연구하는 미술관 ▷서부산권 지역민과 함께하는 '커뮤니티 미술관' ▷자연·환경·생태분야로 특화된 '글로컬 미술관' 등 3대 비전을 제시했다. 또 "신생 문화기관이고 접근성이 열악해 상당 기간 안정적인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용역팀은 이런 조건을 고려해 시립미술관처럼 시가 직영하는 '사업소' 형태가 운영 체제로 가장 적합하다며 1안으로 제안했다. 안정되게 재정을 확보할 수 있고, 중장기 비전을 원활하게 수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부산권 문화클러스터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2안은 시립미술관 분관 형태이다. 시립미술관 운영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고, 기획 및 프로그램을 교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제시됐다. 3안은 '책임 운영기관' 체제였다. 부산문화회관과 같은 재단법인 형태는 4안, 민간위탁은 5안으로 제안됐다.

이 자리에서 임동락 비엔날레조직위 집행위원장은 "애초 비엔날레조직위가 현대미술관을 운영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으나 지금은 관심이 없다. 입장료 수입이 중요한 비엔날레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을숙도로 가면 망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교통 여건은 점차 좋아질 것이며, 콘텐츠가 좋으면 입지 여건은 극복할 수 있다"는 다른 전문가들의 반박이 이어졌다.

시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내년 2월 준공해 11월 사전 개관하고, 2018년 3월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하지만 불편한 교통과 특징 없는 외관 등 약점을 극복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규모는 시립미술관과 비슷하지만, 내년 예산은 4분의 1에 불과한 19억8000만 원밖에 책정되지 않는 등 예산 문제도 풀어야 한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