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메이카 레게로 뭉친 8인조
- 권력에 맞서 저항음악 활동
- 100만 집회 전국구 스타로 떠
- "내친김에 하야송 3탄도 고민"

- 빡빡한 일정 속 23일 연합공연
- 내년 초엔 데뷔 10년 2집 내놔

'스카웨이커스(SKA WAKERs)'는 부산 인디씬에서 가장 바쁜 연말을 보내는 밴드일 것이다.

지난달 12일 100만 명의 시민이 모인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열창하고 있는 부산 인디밴드 스카웨이커스.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경성대 앞 바이널언더그라운드에서 소속 레이블(기획사) 루츠레코드의 첫 연합 공연인 'Fan Showvice'를 앞두고 있는 데다 데뷔 10주년을 맞는 내년 초에 내놓을 2집 준비에도 여념이 없다. 이 와중에 주말마다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시국 콘서트 '하야하락(Rock) 부산'을 기획·진행하고 있다. 음반과 공연 준비하랴, 촛불집회에서 노래하랴 정신없이 바쁜 부산 인디씬의 최고 인기 밴드 스카웨이커스를 최근 만났다.

드럼 이광혁, 보컬·퍼커션 정세일, 색소폰 최정경, 트럼펫 천세훈, 트롬본 이준호, 베이스 이종현, 건반 박재영, 기타 안병용으로 구성된 8인조 스카웨이커스는 스카 레게 밴드다. 스카 레게는 자메이카에서 태어난 대중음악이다. 자메이카가 식민지였던 시절 민중의 가슴에 쌓인 한과 해방됐을 때의 기쁨이 어우러진 장르다.

스카웨이커스는 2007년 부산대 노래패 연합에서 만난 이들이 주축이 되어 출발했다. 스카 레게를 한국적 신명으로 풀어내면서도 저항, 비판 등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아 듣는 이의 마음을 두드리는 음악을 해왔다. 이런 스카웨이커스에게 "집회 참가는 일상"이다. 사회문제에 스스럼없이 분노하고, 소외된 사람을 감싸는 노래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밴드 멤버의 단체 사진. 스카웨이커스 제공

이들은 최근 한국사회를 들끓게 한 촛불집회에서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일단 부산 촛불집회의 시민 행진 맨 앞에는 트롬본 이준호 씨가 있다. 그는 '박근혜퇴진실천단'에서 구호를 외치다 '아리랑 목동'을 개사한 '하야가'를 만든 주인공이다. 이어 전인권의 '행진'을 개사한 '퇴진'도 내놨다. 그는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노래가 나름의 구실을 한 게 좋다. 하야송 3탄도 고민 중"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지난달 12일에는 서울 광화문에 촛불집회에 모인 시민 100만 명 앞에서 노래했다. "100만 명 앞에서 공연한 건 부산 밴드 중에서 우리가 유일하지 않을까요?"(이종현) 엄청난 인파에 15분 거리를 2시간 동안 걸어 무대에 도착했고, 열정을 불살라 노래했다. "역사적 현장에 있다고 느꼈죠. 대통령 즉각 퇴진을 바라며 진심으로 노래했어요."(이광혁)

"백남기 농민 추모, 세월호 참사, 탈핵, 위안부 합의 무효, 밀양 송전탑, 장애인의 날…. 이런 집회나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가서 노래합니다. 우리 삶의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기 때문이죠."(정세일) "시민으로서 할 걸 하는 거죠. 그게 노래이고 공연인 거예요."(최정경)

스카웨이커스는 스카 레게 장르의 힘 있고 경쾌한 음악으로 여러 공연장을 돌며 단독 콘서트를 열고, 국내외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그렇게 해서 부산 인디씬의 스타 밴드로 입지를 굳혔다. 지금까지 낸 정규 1집과 7편의 싱글 음반에 수록된 길 위의 사람들을 응원하는 '우리가 왔다', 세월호 참사에 분노하는 '비욘드 더 스톰(Beyond the storm)', 평화를 위해 앞장선다는 '위폰((music is our) Weapon)', 바쁜 현대인을 위로하는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요' 등이 널리 알려졌다.

스카웨이커스 구성원들은 각자 직업이 있다. 게다가 솔로 음반 발매, 카페 개업, 석사 공부, 결혼 준비, 작곡, 공연 기획 등 멤버 각자의 생활로 바쁘다. 하지만 한 가지는 잊지 않는다. "음악이 필요한 자리에는 늘 함께하겠다"는 다짐이다. 공연 문의 www.facebook.com/SKAWAKERs.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