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대로' 박준영 변호사는 괜찮다고 했지만, 유병재는 진짜 오늘만 살 모양일까.

16일 JTBC에서 방영한 '말하는대로'에는 방송인 유병재가 SNS시인 하상욱, '파산 변호사' 박준영과 함께 출연했다.

유병재는 "YG에서 제일 쓸모없는 앱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유병재는 "요새 좀 뜸한 것 같다"는 유희열에게 "집에 누워있었던 것 같다"며 근황을 소개한 뒤 "양 사장(양현석)이 하사한 전셋집에 살고 있다. 편하게 사니까 좋은 생각이 안 들더라"고 근황을 밝혔다.

유병재는 방 빼라는 유희열에 "그런말 하지 마라"고 발끈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거리로 나간 유병재는 "오늘 드릴 말씀은 소소한 일상 이야기다. 혹시나 교훈을 얻겠다는 분들은 지금 집으로 돌아가시면 된다"며 입을 열었다.

유병재는 "제가 최근에 자주 든 생각이 있다. '내가 나를 제일 모른다'는 것이었다. 제가 되게 모순적인 사람이었다. 저는 연예인이자 작가일 때도 있다. 방송 작가들이 회의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연예인 욕이다. 연예인들은 모이면 작가 욕을 한다. 저는 두개를 다 겪으니 '저러지 말아야지' 싶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연예인들하고 작가 욕을 하고, 작가들하고는 연예인 욕한다. 드라마할 땐 직접 쓴 대본으로 연기까지 했다. 대기 중 저도 모르게 '대본이 이게 뭐야'라고 했다. 내가 쓴 대본이었다. 내 얼굴보고 표정 연기도 지적했었다. 저는 그런 놈이었다"며 자기 모순을 지적했다.

이어 유병재는 본격적인 정치 풍자 버스킹을 시작했다. 유병재는 "내가 닮고 싶지 않았던 타인의 모습이 내 안에도 있더라"며 "지난 대선 당시 저희 부모님이 1번을 좋아하셨다. 이유를 여쭤봤더니 아버님은 '지금 대통령님이 아들하고 같은 대학교 나왔다'는 이유를 밝히셨다. 저는 같은 이유로 얼마전에 자퇴를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병재는 다시 "이거 농담이다"며 한 발 빼는 듯 보였지만 "이런 걸로 농담 잘못하면 국감받더라. 학점 때문에 자퇴했다. 승마라도 좀 배워놨으면"이라고 재차 정국을 꼬집었다.
유병재는 "어머니는 '그분(박근혜 대통령)이 불쌍하다'더라. 근데 제가 볼 때 우리 엄마가 더 불쌍하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더 가난한 집으로 시집 와서 시아버지 병수발에 남편 대신 가장일까지 하셨다. 사는 게 너무 힘드니까 그 어린 아들 앞에서 '내일 아침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하신 적도 있다. 엄마의 지지 이유를 듣고 태어나 처음으로 어머니께 화를 냈다. 누가 누구를 동정하냐고 화를 냈다. 사람 그렇게 함부로 동정하는 것 아니다"며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스스로 판단하시는 아주 훌륭한 분인데, 뒤에 누가 있어서 조종하는 것도 아닌데 누가 누굴 동정하느냐고 화를 냈다"고 다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했다.

유병재는 자기 고백과 풍자를 절묘하게 섞어가며 버스킹을 이어갔다. 유병재는 "근데 저한테도 엄마랑 똑같은 부분이 있더라. TV에 나온 연예인들이 슬픈 이야기를 하는데 측은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 저는 그 TV를 두 평짜리 고시원에서 봤었다. 나는 이렇게도 나에 대해 잘 모르는구나 생각했다"며 "저는 정치적 소재를 좋아한다. 이제 앞으로 절대 이거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 했었다. 부모님들의 연합 때문이었다"며 자칭 보수단체 어버이연합가 자신을 고소한 사건을 지목했다.

유병재는 다시 "저희 조카가 '삼촌 누구 욕하고 다녔어요?'라며 묻더라. 조카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밝고 예쁜 것만 봐도 모자랄 때인데. 정치, 이념 이런 어두운 이야기를 해서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럼 나는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지. 그래서 받아쓰기 과외를 시작했다"며 버스킹을 재개한 뒤 "'빨래를 하다'할 때 '빨'은 발이 아니고 '빨'. 종북좌파 빨갱이 할 때 빨. '그런데' 할 때 '데'는 쿠데타할 때 '데'. '성공한 쿠데타는 쿠데타가 아니다'할 때 '데'다. '경제개발 5개년'할 때 '개'는 개헌할 때 '개'다. '계엄령'할 때 '계' 말고. 마지막으로 '동생이 언니한테 일해라 절해라 하면 안 된다'. 일해라, 절해라. 이건 맞아. 일도 하고 절도 했으니까"라며 한층 수위를 높여 세태를 비꼬았다.

유병재의 풍자는 마지막에 극을 달했다.

"애들은 질문이 많다. 조카가 저한테 공부는 왜 열심히 해야하냐고 묻더라.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지. 그럼 뭐해? 좋은 회사에 갈 수 있지. 그럼 뭐해? 좋은 동네에 살 수 있지. 그럼 뭐해?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지. 그럼 뭐해? 그러면 니가 직접 연설문을 안 써도 되지. 이거 다 농담이다."

걱정 안 되냐는 시민의 질문이 이어졌다. 유병재는 "제 나름의 신념이 오늘만 살자"다고 밝힌 뒤 "연예인이라는 건 어차피 파리 목숨이다.그러면 하고 싶은 얘기하면서 살자는 게 개똥 신념이다. 원하는 건 다 이뤘다. 원래 꿈이 작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꿈은 없냐는 시민의 질문에는 "어떤 형태로든 코미디를 계속 하고 싶다. 최고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코미디를 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하고 싶다.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다. 뭘 딱 정해놓지는 않는다. 정해놓으면 재미가 없으니까. 오늘 제 버스킹을 잘 보셨다면 천원씩 기부를 부탁드린다"며 버스킹을 마쳤다.

대기실로 돌아온 유병재에 유희열은 고소를 걱정했다. 이날 출연한 박준영 변호사는 "그게 이상한 세상이다.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워 법적 문제 안 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유병재는 "걸려면 걸릴 수도 있냐"고 안절부절 못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스탠딩 코미디의 정수를 보여준 유병재의 본격 정치 풍자극이었다. 신동욱 에디터

	(사진 = '말하는 대로'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