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위로 가운데 힘이 되는 마음 하나는 '나도 너와 같다'는 동질감과 거기서 오는 이해가 아닐까. 어쨌든 집으로 돌아갑니다는 이 시대 직장인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힐링 문학'이다. 우리와 닮아도 너무 닮은 소설 속 일본의 사무실에는 무례한 직원에게는 금세 끝날 일도 마감시간 1분 전에 처리해주는 사무보조직원 다가미 씨, 동료들의 물건을 함부로 갖다 쓰는 마미야 씨, 유명인과의 친분에만 관심이 있고 부하의 말은 무시하며 자신의 말만 하는 기타와키 부장이 있다.

"과자 중에 '집에서 뒹굴뒹굴'이라는 게 있거든. 난 지금 온통 그 생각 뿐이야" 소설 속 '하라'의 말은 작품 속 인물들의 지상 목표이자 독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한마디다. 하라와 직원들은 금요일 오후 쏟아지는 폭우 탓에 유일한 교통수단인 셔틀버스를 못 타게 되고, 간척지에 있는 회사에서 육지로 나가기 위해 분투한다. 비옷을 입고도 몸이 쫄딱 젖은 이들에게 '무사퇴근'과 '따뜻한 방에서의 휴식'은 간절하고도 기적 같은 바람이 된다. 끝내 찾아온 평온함은 또 금세 잊히겠지만, 저자는 이처럼 평범한 일상에 색깔과 감정을 입혀 특별함을 선사하고 공감을 자아낸다.

'일과 직장인'을 소재로 한 소설과 에세이로 주목받아온 쓰무라 기쿠코의 책이다. 생생하고 세밀한 묘사를 위트 있게 풀어내 술술 읽힌다. 책장을 넘길수록 소설 속 등장인물은 어느새 나의 직장 동료 그 누군가로 바뀌어 있다.

세 편의 중편소설로 이뤄진 책은 표제작 '어쨌든 집으로 돌아갑니다' 외에 직장 동료 간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다룬 '직장의 매너', 피겨스케이팅 관전이 취미인 동료의 이야기 '바릴로체의 후안 카를로스 몰리나'를 담았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