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부산역 개찰구를 통해 많은 프로기사들이 빠져나오고 있었다. 20년 넘게 해마다 삼복더위에 지칠 때쯤 계속돼 온 '2016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 교류전'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에서 함께 내려오는 길이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부산팀의 단골멤버인 김일환 9단과 최철한 9단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김 9단은 올해 휴번이며 최 9단은 서울에서 열리는 KB리그 대국이 겹쳤기 때문. 20년을 넘긴 2013년부터 참가선수들의 폭을 넓히는 변화를 시도하려다 미룬 계획을 2015년부터 실행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만 65세가 되면 선수로 참가할 수 없도록 한 것과 각 팀(부산과 서울)에서 2명을 한 해씩 돌아가며 쉬게 하는 대신 새로운 젊은 기사들과 여류기사들을 2명씩 초청하도록 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참가기사들에게 특별한 변화(사망, 이민 등)가 없는 한 다른 기사들로 교체하기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부산 출신 젊은 기사들이 많이 배출됐음에도 이들을 교류전에 참가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부산 중구 중앙동 흥우빌딩 부산바둑협회 특별대국실. 1차전 김준영 6단과 서능욱 9단이 맞붙은 제1국. 김 6단의 흑번으로 흑15까지가 빠르게 두어진다.

● 김준영 6단 (덤 6집반) ○ 서능욱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