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매진열풍에 올해 확대편성
- 색소폰계 샛별 김태현 군 협연
- 친숙한 비발디 사계 등 구성
- 27일 부산문회회관 대극장

해설이 있는 클래식 음악회의 지평을 연 클래식계의 스타 지휘자 금난새가 올해도 부산시립교향악단(이하 부산시향)과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를 연다. 21년째 부산시향 대표 간판 프로그램인 '금난새와 함께하는 클래식은 내 친구'가 오는 27일 오전 11시와 오후 4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지휘자 금난새

지휘자 금난새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느덧 연주가 끝나면 사인회를 하던 시절에서 스마트폰으로 인증사진을 찍는 시대로 바뀌었다"며 "클래식 음악회를 듣던 아이들이 성인이 될 만큼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걸 느끼지만 매회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클래식은 내친구' 프로그램을 보고 한 아이가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뿌듯했다. 꼭 음악가가 되지 않더라도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작은 변화들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1995년 방학을 맞은 청소년과 학부모들을 위해 시작한 이 음악회는 지휘자 금난새의 재치있는 해설로 클래식을 흥미롭게 느낄 수 있어 여름방학 필수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열린 지난해 공연은 시작하기 한 달 전부터 일찌감치 매진됐다. 뜨거운 반응에 올해는 대극장으로 옮겨 확대 편성했다.

색소폰 김태현

금난새 지휘자는 이번 프로그램도 청소년 눈높이와 수준을 겨냥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곡으로 구성했다. 그리그 '페르귄트 모음곡 제1번'과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중 여름', 이투랄데 '페퀘냐 차르다', 브리튼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이다. 특히 브리튼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은 오케스트라가 무엇인지 잘 이해할 수 있는 세계 걸작이라 기대를 모은다. 1947년 출판된 이 곡은 영국 정부가 교육용으로 관현악 해설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브리튼에게 작곡을 의뢰해 탄생했다. 금 지휘자는 곡을 연주하는 사이에 오케스트라의 악기들을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별로 소개해 청소년이 오케스트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그리그 '페르귄트 모음곡 제1번'은 노르웨이의 민간 설화를 바탕으로 한 입센의 시극 '페르귄트'에 음악을 붙인 곡이다. 금 지휘자는 "오늘날로 치면 영화 OST로 배경을 표현한 곡이다. 음악 교육용은 아니지만 클래식에 대한 편견을 깰 만한 좋은 예시라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바이올린 박진희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중 여름'을 악장별로 자세히 설명하며 300여 년 전 사람들과 현대인의 감성이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어 작은 헝가리 춤곡이라는 뜻으로 집시 특유의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페퀘냐 차르다'를 연주한다.

이번 공연 협연자는 뉴월드 필하모닉 바이올린 수석으로 있는 박진희와 색소폰계의 샛별 김태현(서울예고 2학년)이다. 금 지휘자는 "김태현 연주자를 오디션에서 보고 너무 훌륭해서 여러 곳에서 협연하고 있다. 피아노 등에 비해 색소폰 전공자는 찾기 힘든데, 그늘에 있는 악기를 또래 연주자를 통해 소개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전석 1만 원(15인 이상 50% 할인). 문의 (051) 607-3106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