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경우 어떤 공동체가 가진 질서나 규율은 앞선 세대의 눈높이에 따른 결과물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가진 자나 기득권자 그리고 어른들의 시각에서, 혹은 자신이 걸어온 삶의 흔적을 통해 습득한 지식의 한계 안에서 설정한 것이 절대다수다.

라이트 형제가 만든 비행기를 본뜬 비행기(Wright B Flyer). 국제신문 DB

그래서 대부분 사람은 기존의 공동체가 정해 놓은 규정에서 벗어난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정죄하기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 타당하겠다. 기득권자들은 기존 공동체의 틀을 부정하고 벗어나려는 무리를 향해 탈선 또는 비행이라는 단어로 그들의 일탈을 조롱한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책과 말과 속담이 있다. 한계적 상황을 지닌 공자의 사상을 실현하기 위해 공동체를 희생하는 것이 정말 바른 것일까? 아닐 것이다. 공동체를 위해 때로는 유교의 잘못된 시대정신에 항거하는 것이 진정한 충의(忠義)다. 당회, 노회, 총회의 결정에 무조건 순종하는 것이 바른 믿음일까? 아니다. 종교정치꾼들의 편협한 아집과 불법에 저항하여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순교하는 것이 진정한 공의(公義)다. 왜 공동체가 싫어지거나 구성원들이 자신을 싫어하면 지금까지 자신이 이룬 모든 것을 내려놓고 소속 공동체를 떠나야 하는가? 이것은 바른 선택도 결정도 아니다.잘못된 절의 관행이 싫어서 절을 떠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철폐하고 혁파해서 중생이 있고 싶어 하는 절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불법(佛法)이 아닐까?

사람들은 말한다. 탈선(脫線)이 탈선(脫善)이라고. 나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은 단지 그 사회의 주류와 그 공동체의 기득권자들이 가진 시대의 시대한정적 편견일 뿐이다. 빌 게이츠의 탈선이 없었으면 우리는 아직도 윈도(Windows)가 아닌 도스(Dos)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J. 모클리와 P. 에커트가 주판과 타이프와 계산기에 만족하여 비행(非行)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컴퓨터는 결코 우리 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비난과 조롱이 있었지만, 탈선(脫線)을 밥 먹듯이 하고 비행(非行)의 현장에 단골처럼 존재했던 에디슨, 라이트, 포드, 콜럼버스 덕분에 무수한 문명의 이기와 새로운 세계를 우리는 누리고 있다. 발명과 개척은 탈선과 비행의 결과물이다.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아니하고 새로운 선과 범주를 향해 경주한 순교자들의 땀과 눈물과 피의 소산물들이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非行)이 없었으면 비행기(飛行機)는 존재할 수 없었다. 결국 비행(非行)이 비행(飛行)이 되었다.

선을 넘자! 비행 하자! 새로운 세계와 보다 나은 공동체를 꿈꾸는 자라면 제발! 탈선(脫線)하라고 말하고 싶다. 비행(飛行)을 밥 먹듯이 하라고 바짓가랑이를 잡고 부탁하고 싶다. 베드로의 '여기가 좋사오니!' 말고 예수의 '여기를 떠나자!'

가야교회 담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