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널언더그라운드

- 펑크·모던·팝앤롤 비정기 공연
- 누구나 노래 '오픈 마이크'도

# 클럽 리얼라이즈

- 헤비뮤직 중심 다양한 기획
- 지역 밴드에 무대 기회 제공

# 재즈클럽 몽크

- 부산·해외 뮤지션들 초청
- 매주 월요일엔 즉흥 공연

지하철 입구부터 젊은이들로 북적하다. 경성대 부경대 동명대 등 부산의 대표적 대학 밀집가인 '경대'. 이곳은 빠르게 변화하는 부산 청년들의 문화를 흡수하는 곳인 동시에 부산 로컬 뮤디션 인디씬의 '민얼굴'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음악 문화에 솔직하고 즐길 줄 아는 외국인들과 그런 문화에 개방적인 젊은이들이 어우러져 인디 뮤지션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표현하고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중심지다. 경대에서 음악을 듣고 싶다면 '바이널언더그라운드' '클럽 리얼라이즈' '재즈클럽 몽크'를 찾으면 된다.

■밥 술 다음, 노래방 말고 공연!

바나나 간판이 눈길을 끈다. 앤디워홀이 작업한 음반 재켓이 간판으로 내걸린 바이널언더그라운드(Vinyl Underground·이하 바이널)는 뉴욕 록 밴드 벨벳언더그라운드에 LP를 의미하는 단어 Vinyl을 붙여 이름 지었다.

1997년 부산대 앞에서 라이브 클럽 크로스로드, 솔 트레인을 운영하다 2003년 경대에 이 공간을 마련한 김동하(47) 대표는 외국인들을 주 고객층으로 끌어 모은 부산 인디씬의 터줏대감이다. 그는 근처에서 오엘55(OL55·이하 오엘)도 운영한다. 바이널이 스탠딩으로 200여 명을 수용하며 비정기적으로 펑크, 모던, 팝앤롤,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이뤄지는 반면 오엘은 바이널 보다는 작은 무대와 당구대, LP 등이 갖춰진 펍이다.

하퍼스, 스카웨이커스, 언체인드, 세이수미 등 부산 뮤지션들은 물론 3호선버터플라이, 킹스턴 루디스카, 로맨틱펀치 등 서울 인디 뮤지션들과 아소비섹수, 라라라이엇, p.s I love you 등 해외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오엘에는 매주 수요일 누구나 노래할 수 있는 '오픈 마이크'가 열린다. 김 대표는 "비틀즈도 이런 공간에서 연습해서 위대한 밴드가 됐을 것"이라며 "밥먹고 한잔하며 음악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비정기적이지만 거의 매주 주말마다 공연이 열리며 정보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다.

■'리얼라이즈'한 인디씬 구심점

2010년 시작된 '클럽 리얼라이즈(이하 리얼라이즈)'는 스탠딩 80여 명을 수용하는 125.4㎡(38평) 크기의 소공연장이지만 무대는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밴드 '과매기'의 배진수(38) 대표가 지역 뮤지션들끼리 스튜디오를 공동 운영하다 녹음·무대 공간이 필요해 리얼라이즈를 차렸다. 레이블이 없는 인디 가수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며 부산 인디씬을 키워나가고 있다. 올해부터는 일본 후쿠오카 클럽과 교류 공연을 매달 열기로 했을 만큼 해외 뮤지션들과 교류도 잦다.

이 곳은 펑크, 힙합 팀들도 공연하지만 헤비뮤직 중심 공연장으로 불린다. 기타 줄을 뜯을 겨를도 없이 강하게 밀어붙이는 음악인 헤비뮤직은 볼륨을 키우고, 드럼심벌이 깨지거나 북이 찢어지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소모품이 많이 든다. 부산 인디밴드 과매기, 데릭, 마라, 엔드디즈데이즈, 하운드, 스톤드, 헤르츠, 매닉시브, 문사출, 헤드터너 등이 '리얼라이즈클럽 라이브'라는 이름 아래 무대에 올랐다. 리얼라이즈는 얼터너티브 록 특집, 펑크데이, 기타리스트 육현의 마술, 루키즈 데이 등 기획 공연도 연다. 공연 정보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되며 입장료는 1만~3만 원 선이다.

배 대표는 "이전보다 지역 밴드들도 많아졌고 연주 수준도 높아졌다"고 말하면서도 "음악이 과격해 여전히 일반인들이 즐겨 찾기에 문턱이 높은 것 같다"며 "네이버캐스트 등을 이용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공연의 질도 더욱 높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부산 유일 재즈 라이브 클럽

라이브 재즈 클럽 '몽크'는 1992년 고(故) 김성환이 설립한 후 그 뜻을 이어받아 양돈규(소아과 의사) 씨가 차렸다. 지하 1층에서 매주 월요일과 목·금·토요일에 공연이 열리며 평소에는 영상으로 음악을 보고 듣는다. 재즈는 본래 뮤지션의 인지도와 관계없이 몽크와 같은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된다. 페이지원, 로맨티코, 러브레터, 레인 메이커 등 주로 부산 재즈 뮤지션들이 무대에 오르지만 오스트리아 재즈 가수 Benjamin Schatz, 프랑스 재즈 트리오 Thierry maillard trio 등 해외 뮤지션들도 무대에 올랐다. 특히 월요일은 잼데이로 뮤지션들의 즉흥 공연을 볼 수 있다. 공연 정보는 매달 초 페이스북, 홈페이지, 게시판에 공지된다. 입장료는 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