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발상이 왜 나오는 거야. 확 그냥”, “토할 것 같아요. 카메라 좀 내려주세요”

리얼프로그램에 대한 고현정의 반응은 거셌다. 

15일 저녁 9시에 방송한 SBS 플러스 '현정의 틈, 보일락 말락'은 고현정의 리얼한 모습을 방송으로 고스란히 내보냈다. 이 안에서 제작진과 고현정의 밀당은 계속 됐다. 고현정은 심지어 “7488이야”라고 제작진의 차량을 구별했다. 고현정이 나타날까 도쿄의 우동 전문점에 수십 대의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일본 유명 백화점 앞에서는 촬영 10분 만에 딱 걸림. 발각, 발각, 계속 발각됐다. 26년 차 여배우의 눈을 쉽게 속일 수는 없었다. 숨어서 찍는 자와 찍히지 않으려는 자. 제작진의 인터폰에는 “검정 상하의를 입고 있습니다”라고 울리고 있었다. 방송 현장 최초 시도. 몰카 파파라치 현장이었다. 

리얼프로그램에서 고현정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싼 여자야, 와인 두 잔이면 돼”라고 말하며 그녀는 둥근 뿔테안경을 쓰고 제작진의 카메라 앞에 당당히 섰다. 그리고 촬영 3일 동안 제대로 촬영을 못한 제작진 앞에 그녀는 모습을 드러냈다. 고현정은 “너무 열심히 하고 타지였다. 제작진이 너무 이상의 것을 하려고 해서 감동을 받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그녀의 윽박지름은 무서웠다. 고현정과 제작진이 맞대면하는 순간 그녀의 첫마디는 “너 죽을래?”였고, 제작진은 “죄송합니다”라고 황급히 사죄했다. 물론 그 모습도 카메라에 담았다. 

'현정의 틈, 보일락 말락' 1편은 도쿄에서 고현정의 북콘서트 준비과정을 보여 준다. 그리고 인간 고현정의 틈을 찾아낸다. 그것은 바로 ‘아줌마’ 고현정이었다. 

“도쿄는 결혼해서 처음으로 일상을 했던 곳. 아이들과의 추억도 있는 곳. 여기를 찍고 가야지, 다른 곳에 가면 계속 마음에 걸릴 것 같았다”고 방송에서 고현정은 말한다. 

그리고 고현정은 출생 당시 두 아이의 몸무게를 기억했다.

엔티크 거울을 획득하고 기분 좋아진 고현정은 무선마이크 줄을 이마에 붙인다. 소품점에 들어서는 용접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통째로 가리고도 좋아한다. 신비하고 도도한 ‘미실’의 모습은 없었다. 단지 고현정은 말했다. “난 결정적인 순간이 두렵다”, “곁을 준다는 것은 삶을 살면서 정말 피곤한 일이야”라고. 26년 차 배우는 인간적이었다. 

“좀 오므리고 앉아 주실래요?” 쩍벌남 PD에게 한 말이다. 제작진은 자막을 통해 고현정을 아줌마라고 표현했다. 누가 고현정에게 아줌마라고 할 수 있는가? 간 큰 제작진과 고현정의 밀당은 계속 된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