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을 막 마치고 2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배우 이상윤(34)은 변화에 목말라 있는 듯했다.

그는 "남들 앞에서는 멋지기만 한 성공한 30대 남자가 첫 사랑 앞에서는 유치한고등학생으로 돌아가는데 이렇게 여러 성격이 드러나는 캐릭터는 처음이어서 재미있게 연기했다"며 "'이게 연기하는 재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대 출신으로 연예계 대표 '엄친아'로 꼽히는 그는 요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연기를 하기 전에는 더 내성적이고 소심했는데 점차 외향적인 쪽으로 변하고 있다"며 "저를 보통 '훈남' 이미지로 많이 좋아해 주시는데 또다른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 드릴 기회가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두번째 스무살'에서 20년간 간직해온 첫사랑 하노라(최지우 분)를 우연히다시 만난 차현석 역을 연기했다. 하노라가 이미 '실질적 이혼 상태'였고 잠시지만 시한부인 줄 알았던 상황이 있지만, 늦깎이 대학생이 된 여자가 어릴 적 첫사랑의 대시를 받고, 결국 이혼한 뒤 새로운 삶을 산다는 '두번째 스무살'은 자칫하면 그렇고 그런 통속 드라마로 흐를 수 있었다.

"노라가 이혼을 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칫하면 불륜이나 일방적인 집적댐으로 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남자로서의 감정이 전혀 안 나타나면 멜로가 안되잖아요. 제가 잘못 표현하면 이야기 전체의 색깔이 달라질 수 있으니 고민을 많이 했죠."

친구와 남자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했던 이상윤은 "첫 대본 읽기 때부터 절대로 불륜으로 보이면 안된다고 당부를 하셨기에 연기에도 신경을 썼지만 시한부나 남편의 불륜, 버킷리스트 등 현석의 감정을 설명할 수 있는 장치를 대본 곳곳에 만들어 주셨다"며 공을 소현정 작가에게 돌렸다.

노라를 몰래 챙겨주면서도 겉으로는 까칠하게 대하는 현석 캐릭터에 대해 이상윤은 "남자들 입장에서는 사실 그렇게 세심하게 챙겨주기가 쉽지 않은데 몰래해야 할때는 몰래, 강하게 나서줘야 할때는 강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챙겨주는 모습을 여성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신 것 같다"며 "제가 봐도 '멋진 놈이구나' 싶었다"고말했다.

그는 "사실 저는 챙겨주고 모르는 척한다거나 하지도 못하고 친절하지도 않다. 차현석과의 싱크로율은 50% 정도"라며 웃었다.

하노라 역의 최지우와는 2007년 MBC TV '에어시티' 이후 8년 만에 재회했다. 당시 최지우는 여주인공, 이상윤은 신인배우로 단역이었다.

노라 역에 최지우가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그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는 그는 "그래서 더 열심히 했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발연기'라는 이야기는 안 들을 것 같다"고 안도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부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