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가 국서 봉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모습을 담은 '조선통신사래조도'. 고베시립박물관 소장

- 24일부터…23일 초청강연
- 부산 왜관 등 새롭게 조명

조선과 일본 간 '7년 전쟁'(1592~1598)이 끝난 뒤 실권을 잡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그는 양국의 국교 회복에 주력하며 조선통신사 초빙에 많은 공을 들인다. 조선과 마찬가지로 전쟁 탓에 피폐해진 일본을 재건하는 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다. 도쿠가와는 쓰시마 번에 조선과의 평화 교섭 개시를 직접 명령하는 한편 조선의 요구에 따라 7년 전쟁을 사죄하는 국서와 함께 조선 왕릉을 범한 자를 체포해 보내기까지 했다. 양국은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차례에 걸쳐 통신사를 교류했다. 결과적으로 두 나라는 300년간 선린관계를 지속했다.

부산박물관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평화의 사절단' 조선통신사를 조명하는 국제교류전 '조선시대 통신사와 부산'을 마련한다. 이번 교류전은 오는 24일부터 12월 6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는 오사카역사박물관 등 일본 공·사립박물관 6개 기관과 국사편찬위원회,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내 16개 국·공·사립박물관의 귀중한 유물이 출품된다. 또 부산박물관이 최근 30여 년간 중점적으로 수집한 통신사 관련 자료도 새롭게 선보인다. 모두 110점에 달한다.

먼저 오사카역사박물관 신기수컬렉션의 대표 유물 '조선통신사어누선도병풍(朝鮮通信使御樓船圖屛風)', '조선통신사소동도(朝鮮通信使小童圖)', '천화도조선통신사행렬도(天和度朝鮮通信使登城行列圖屛風)' 등이 눈에 띈다. 통신사가 국서 봉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모습을 담은 고베시립박물관의 '조선통신사래조도(朝鮮通信使來朝圖)' 역시 주목되는 자료다.

전시는 통신사 여정에 따라 3개 장으로 이뤄진다. 1장 '만리(萬里)길 부상(扶桑)을 향해'에서는 사행의 최종 점검지이자, 출발지인 부산의 여정과 사행에 참여한 부산 사람, 부산의 일본인 마을 왜관을 새롭게 조명한다. '쓰시마(對馬)를 넘어 에도(東京)까지'(2장)에서는 쓰시마에 대해 다룬다. 통신사의 장대한 행렬을 보여주는 행렬도 등을 통해 일본이 통신사 이미지를 어떻게 재연하고 소비했는지 알아볼 수 있다. 양국 문화 교류를 담은 '해외묵연(海外墨緣)'(3장)에서는 통신사와 일본 문인들이 남긴 필담창화집과 봉별시고, 글씨 그림 등을 만날 수 있다.

오는 23일 오후 2시 전시회 개막식에 앞서 부산박물관 대강당에서 '조선시대 통신사와 부산'(김동철 부산대 사학과 교수) 주제의 초청강연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