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과 강수연(왼쪽)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25일 영화의전당에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민철 기자

- 허우샤오시엔 등 신작 대거 초청
- 인도·中·日 젊은 감독 작품 주목
- 최용석 등 부산 출신 다수 상영
- 각국 스타들 來釜 관객과 소통
- E-IP마켓 등 亞필름마켓 공들여

'아시아영화의 현재, 미래가 만난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화두는 '아시아영화'다. 1996년 1회부터 아시아영화의 발굴과 연대를 강조했던 BIFF는 20회를 맞아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인, 영화산업 전반에서 아시아영화의 연대를 끌어내며 영화제의 정체성과 역할을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아시아 거장과 신예의 만남

25일 BIFF 조직위가 밝힌 올해 개·폐막작은 아시아 영화산업을 선도하는 인도와 중국의 영화를 선택했다. 특히 개막작으로 무명이나 다름없는 모제즈 싱 감독의 장편 데뷔작 '주바안'을 선택한 것은 아시아 영화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국가의 신인 감독을 발굴해 세계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겠다는 BIFF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BIFF는 20회답게 아시아 거장의 신작을 대거 선보인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허우샤오시엔('자객 섭은낭'), 고레에다 히로카즈('바닷마을 다이어리'), 지아장커('산하고인')의 작품을 초청했다.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도 차이밍량('오후'),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찬란함의 무덤'), 구로사와 기요시('해안가로의 여행'), 조니 토('화려한 샐러리맨'), 소노 시온('모두가 초능력자') 등의 신작을 대거 초대했다.

대신 '아시아 영화의 창'과 '뉴 커런츠' 섹션에는 젊고 도전적인 감독의 독립영화를 대거 포함했다. 스리랑카 프라사나 자야코디('표범은 물지 않는다'), 인도 비주 비스와나스('오렌지 캔디') 등과 여성 감독으로 중국 리위('만물생장'), 일본 오미보('너는 착한 아이') 등은 주목할 만하다. '뉴 커런츠' 섹션에는 영화평론가로 유명한 정성일 감독('천당의 밤과 안개')이 눈에 띈다.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은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감독의 작품을 다수 초청했으며, 특히 부산 감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소시민'의 김병준 감독과 부산독립영화협회 공동대표 최용석 감독의 '다른 밤 다른 목소리'가 초청작에 이름을 올렸고, 전수일 감독의 '파리의 한국남자', 조재현 감독의 데뷔작 '나홀로 휴가' 등이 초대받았다. '와이드앵글-다큐멘터리 경쟁' 섹션에 초청된 김영조 감독('그럼에도 불구하고')까지 포함해 부산 영화가 이처럼 다수 초청된 것은 처음이다.

■ 특별한 게스트, 특별한 기획전

BIFF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아시아 각국 스타들이 부산을 찾아 축제의 분위기를 달군다. 진백림, 탕웨이, 유역비, 장첸 등 아시아 대표 배우가 참석을 확정했고 틸다 스윈튼, 클로틸드 쿠로 등 해외 유명 배우도 참석한다. 올해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준비한 '내가 사랑한 프랑스 영화' 기획전을 위해 레오스 카락스 등 프랑스 유명 감독이 대거 방문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20회를 기념해 관객과 소통하도록 준비한 특별전도 눈에 띈다. 아시아영화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 아시아 최고 영화 100편 중 10편을 상영하는 '아시아영화100'과 1960년대 한국영화의 숨은 걸작 8편을 동시에 상영하는 '한국영화 회고전'이 대표적이다. 특별기획전은 아니지만 지난해 '위플래쉬'라는 흥행작을 국내에 처음 소개해 화제가 된 '오픈 시네마' 섹션은 대중성을 강화해 인도와 중국의 최고 흥행작 '전사 바후발리'와 '몬스터 헌트' 등을 상영한다.

■ 아시아필름마켓 강화

BIFF는 영화제의 산업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수렴해 올해 아시아필름마켓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 세계 최초로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을 사고파는 거래의 장 'E-IP 마켓'을 열고,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배우와 신인 스타를 소개하는 '아시아 캐스팅 마켓'과 국내 메이저 영화·배급사 인사 담당자를 초청해 구직 정보를 교류하는 '기업설명회'를 준비한 것이 대표적이다. 세계 영화의 중심으로 떠오른 중국의 영화산업을 소개하기 위해 중국 대표 영화 제작자를 한자리에 모아 중국 영화시장의 성공 요인을 들어보는 '중국 제작자 포럼'도 연다.

'BIFF 콘퍼런스와 포럼'은 영화 전문가와 일반 관객이 소통하는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관객과 전문가 사이의 시네필을 초대한 콘퍼런스를 열고, 배우와 관객의 만남을 주선하는 배우포럼, '국제시장'을 주제로 한 영화독서포럼, 광복 70주년을 기념한 '광복 70주년, 한국영화 70년'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 연착륙할까

BIFF는 올해 초 부산시와 조직 운영 문제로 갈등을 빚은 뒤 배우 강수연 씨를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이용관-강수연 투톱 체제를 갖추고 맞는 영화제인 만큼 두 사람이 얼마나 협력하며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가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국고보조금(6억6000만 원 삭감)마저 줄어든 상황이라 어느 해보다 두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가장 힘들고 바쁠 때 집행위원장을 맡게 돼 힘든 부분도 있다. 올해 행사를 잘 치르는 데 집중하고 그 후 BIFF가 나아갈 방향과 젊은 층의 참여를 끌어낼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 역시 "영화제 예산이 줄었지만 서병수 조직위원장님의 도움을 받아 기업 후원이 다소 늘었다. 앞으로 예산 확보 문제는 영화제가 끝난 뒤 더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요 기간 10월 1~10일 상영작 세계 75개국 304편(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21편) 상영관 6개 극장 35개 스크린(영화의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동서대 소향씨어터, 메가박스 부산극장) 티켓 판매 개·폐막작 9월 22일 오후 2시, 일반상영작 9월 24일 오후 2시 주요행사 핸드프린팅, 마스터클래스, 오픈토크, 아주담담, 야외무대인사, 시네마투게더 주요 초청 게스트 고레에다 히로카즈, 나가사와 마사미, 지아장커, 틸다 스윈튼, 허우샤오시엔, 장첸, 가와세 나오미,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진백림, 탕웨이, 유역비, 아사노 타다노부, 조니 토, 레오스 카락스, 왕빙 등 아시아필름마켓  주요 행사 E-IP 마켓, 북투필름, 아시아프로젝트마켓, 아시아캐스팅마켓, 스타로드 및 스타의 밤 리셉션, 기업설명회, 중국 제작자 포럼, 필름펀드토크 등 BIFF 콘퍼런스와  포럼 주요 행사 '영화와 트랜스담론' 'BIFF 시네필 콘퍼런스' '경성대 영화매체연기특성화사업단과 함께하는 배우 포럼' '광복 70주년, 한국영화 70년' '김익환 고려대 명예교수와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 '2015년 아시아 작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