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시련과 도약의 여정'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부산근대역사관을 찾은 시민들이 1900년대 '홍보용 태극기 문양 자료' 를 관람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부산근대역사관 내달 13일까지
- 80여 점 유물·사진자료 전시
- 초등생·가족 대상 특강도

영화 '암살'이 개봉 2주 만에 누적 관객 수 7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한국영화 가운데 최고의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순제작비만 180억 원이 투입된 이 영화는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과 임시정부 요원, 그들을 쫓는 살인청부업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1900년대 성냥갑에 그려 넣은 태극기 문양(위)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입인지. 부산근대역사관 제공

'암살'이 시작되는 시대 배경은 1933년. 영화 속 여주인공 안옥윤(전지현)은 살인청부업자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이 "그런다고 독립이 될 것 같아?"라고 묻자 이렇게 말한다. "둘(암살 대상)을 죽인다고 독립이 되냐고? 모르지…. 그렇지만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

영화 '암살'의 시대 배경과 관련해 기억해야 할 두 의사가 있다. 이봉창과 윤봉길이다. 이봉창은 1932년 1월 8일 일본 도쿄에서 천황에게 수류탄을 투척했다. 같은 해 4월 29일 윤봉길은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폭탄을 던져 일본 제국 주요 인사들을 죽거나 다치게 했다.

이처럼 1945년 8월 15일 광복은 일본이 전쟁에서 패한 데 따른 것만은 아니다. 수많은 갑남을녀가 독립을 위해 일제에 맞서 싸우다 쓰러졌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특별한 해이다. 이를 기념해 부산근대역사관이 '광복 70년, 시련과 도약의 여정'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13일까지 부산근대역사관 1층 로비와 3층 기획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광복 이후 대한민국이 걸어온 여정과 의미를 살펴보는 자리다. 해방 이후 현대사를 집중 조명해 역사의 과오를 되돌아보고, 통일의 시대를 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1945년부터 1950년까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이를 위해 '홍보용 태극기 문양 자료' 등 80여 점의 유물과 다양한 사진 자료들이 전시된다.

전시 유물 중 태극기 문양 자료들은 흥미롭다. 식민지 조선에서는 가지고 다닐 수 없었던 1920년대 미국과 독일 등 각국 담배회사는 태극기를 포함해 여러 나라 국기를 그린 종이 카드를 담뱃갑에 넣어 팔았다. 조선인에게 금지된 태극기 문양이 외국 담배회사들엔 홍보용 판촉물로 활용됐다. 또 1900년대 일본의 성냥공장들은 조선 사람들에게 성냥을 팔기 위해 친숙한 태극 문양을 성냥갑에 디자인으로 그려 넣기도 했다. 이 중 '부산항의 정산상행(正山商行)'에서 판매됐음을 보여주는, 한글로 쓰인 성냥갑도 눈길을 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발행한 2원(圓)짜리 수입인지도 만날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공식적으로 국가 재정 활동을 했음을 보여주는 귀한 자료다.

전시기간 특강도 마련된다. 초등학생과 가족을 대상으로 오는 12일부터 광복절인 15일까지 오전과 오후 총 8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근대역사관 홈페이지(modern.busan.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