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진위, 일방 결정에 행사 차질
- '다이빙벨 보복' 의혹 제기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국고 지원금이 대폭 줄어 영화제에 비상이 걸렸다. BIFF 측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2015년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공모' 결과에 따르면 올해 BIFF의 국고 지원금은 지난해(14억6000만 원)의 절반 수준인 8억 원에 그쳤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전주국제영화제(7억 원), 서울국제여성영화제(3억5000만 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6억 원), 제천국제음악영화제(3억5000만 원), DMZ국제다큐영화제(1억 원) 등 5개 영화제에 대한 국고 지원금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달 30일 영진위 홈페이지에 공고됐다. 이에 대해 영진위는 "올해는 국제영화제로 도약하려는 곳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기로 했으며, BIFF는 글로벌 영화제로 위상을 점유하고 있어 자생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감액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BIFF 측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BIFF는 영진위로부터 매년 국고 지원금 15억 원 안팎을 지원받았으나 지난해 '자생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전년보다 4000만 원이 줄어든 14억6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게다가 올해는 전년 대비 지원금 감액분이 6억6000만 원이나 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BIFF는 올해 예산으로 시비 60억5000만 원, 국고 지원금 14억6000만 원, 자체 비용 47억9000만 원 등 123억 원을 책정하고 그에 맞춰 행사를 준비해 왔다.

BIFF 양헌규 사무국장은 "국고 지원금 규모를 대폭 줄일 것이라면 사전에 뭔가 언질을 주거나 충분한 배경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영진위로부터 일방적으로 결과를 통보받았다. 부족한 예산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정말 난감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BIFF 관계자는 "우선 이번 사안에 대해 영진위에 정확한 배경 설명을 요구한 뒤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IFF는 최근 6개월간 감사원 특별감사를 받은 데다 올해 초 공언한 공동집행위원장 선임 건까지 난항을 겪고 있어 행사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번 영진위의 결정이 지난해 BIFF 때 논란이 됐던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에 따른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