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어린이에게 공감과 체험의 교육 장소이다. 자연에서 뛰어노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해맑다. 해피북미디어 제공

- 모내기·올챙이 관찰 등 소개

- 숲에서 행복한 아이들
- 최현숙 지음/해피북미디어/1만6000원

'숲 유치원'은 독일 출신 유아교육학자 프리드리히 프뢰벨의 '어린이가 숫자나 글자가 아닌 자연에서 뛰어놀게 하라'는 교육사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개념이다. 스웨덴 민간 협회가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연령대 사람이 숲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연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숲 유치원'이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를 거쳐 영국 스코틀랜드 벨기에 핀란드 등지로 퍼져나가며 새로운 교육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숲에서 행복한 아이들은 숲 교육의 기본적인 개념부터 구체적인 활동까지 다양한 정보를 정리했다. 경남부산숲협회 이사인 저자는 어린이가 숲 교육에서 지식보다 인격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한국의 숲 교육에 유럽 방식이 그대로 도입되는 것을 경계한다. 한국은 유럽과 다르게 농경사회가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유럽과 한국의 생활방식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유럽식 숲 교육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어린이에게 좋은 교육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맞는 한국형 숲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맞는 실용적인 숲 교육 방식을 상세하게 담았다. 봄에는 어린이와 쑥, 냉이 등 봄나물을 캐러갈 수 있고, 텃밭에 다양한 채소를 심는 일도 큰 교육이 된다. 모내기에 참가해 우리가 먹는 쌀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가르쳐 줄 수도 있다.

여름엔 등산이 제격이다. 산에 올라가면서 봄에 조그마했던 식물들이 부쩍 커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직접 매실액을 만들어 봐도 좋다. 개울가에서 헤엄치는 올챙이도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을은 선선한 날씨 덕분에 숲 교육에 안성맞춤인 계절이다. 낙엽으로 꾸미는 액자 만들기부터 감이나 땅콩을 수확하고 봄에 심었던 벼가 자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겨울에 춥다고 실내에만 틀어박혀 있을 수 없다. 갈대숲을 누비며 어린이는 충분히 자연과 교감할 수 있다. 엄마와 함께하는 김장이 훌륭한 교육이다.

'숲 유치원' '숲 교육'이라는 단어에서 부담을 느낄 수도 있지만, 사실 부모 입장에서 크게 힘들 거나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활동은 없다. 어린이가 답답한 교실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숨 쉬게 하는 것. 부모와 자녀가 그 느낌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 숲 교육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