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아시아영화학교가 들어설 수영만요트경기장 내 부산영상위원회 외부 전경. 부산영상위원회 제공

- 亞동반성장 인적 네트워크 지향
- 금정구 부지 시민교육 공간 활용
- 교육대상 조율·운영비 확보 과제

'아시아 영화인의 교육 메카'를 지향하는 아시아영화학교(가칭)가 내년 3월 부산영상위원회 건물에 들어선다. 부산시와 부산영상위원회(영상위),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지난 17일 영상위 회의실에서 '아시아영화학교 설립·운영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 중간보고회'를 열고 구체적인 설립안을 공개했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논의만 무성했던 아시아영화학교 사업(본지 지난 3월 4일 자 23면 보도)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해운대 영상위 위치 최적

영상위는 지난달부터 각 분야 전문가를 연구원으로 초빙하고 아시아영화학교 설립안을 준비해왔다. 중간보고회 내용에 따르면, 아시아영화학교는 올해 하반기 실무진을 구성하고 세부 운영 계획을 수립해 내년 3월 개교한다. 설립 목표는 '아시아 영화산업 동반성장을 위한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다. 기존의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와 한-아세안 차세대영화인재육성사업(FLY)을 토대로 아시아의 영화인을 부산으로 끌어와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고, 이들이 다시 자국의 영화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아시아 영화의 동반성장을 꾀한다.

가장 큰 변화는 장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금정구 금사공단 폐공장 부속 건물과 건설안전시험사업소 사택이 유력했으나 각종 상황을 고려해 수영만요트경기장 내 영상위 건물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국해양대 안웅희(해양공간건축학과) 교수는 "금정구 부지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영화적 요소가 전혀 갖춰지지 않아 교육장소로 부적합하다. 영상위 건물을 학교로 만드는 대신 금사공단 시설은 시민 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상위는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를 그대로 두고 사무동만 부산영상벤처센터나 인근으로 옮긴 뒤 하반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예산 문제로 발이 묶여 있는 해운대 센텀시티 부산영상산업센터 2단계 사업을 재개해 영상위와 아시아영화학교를 한 공간에 두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교육 내용도 윤곽이 나왔다. 교육 대상자를 ▷고급 전문가(마스터) ▷전문가 ▷현장 조수 ▷초심자 ▷일반인 등 5단계로 나눠 단계별 특화 교육을 진행한다. 단계별 교육 기간은 12주이며 ▷영화 기획 ▷시나리오 ▷연출 ▷프로덕션 디자인 ▷촬영 ▷편집 ▷사운드 등 전공이 나뉜다. 일반인 교육은 아시아 청소년 영화캠프나 아시아 문화교실 등 체험 위주로 구성한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영화 유통과 문화 매개 인력 교육이다. 이를 통해 영화 배급과 유통을 담당할 인력을 길러내 다양한 인재풀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운영비 확보가 관건

	지난 17일 부산영상위원회 회의실에서 '아시아영화학교 기본설계 중간보고회'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운영비 마련이다. 현재 확보한 예산 35억7000만 원(영화발전기금 25억·시비 10억7000만 원)은 건물 리모델링과 장비 구축에 들어가야 해 내년 3월 개교 이후 운영비 확보가 급해졌다. 연간 필요한 운영비는 10억 원으로 책정됐다.

영상위는 학교 운영이 안정되기 전까지 몇 년간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국·시비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해 영화계가 아시아영화학교 설립을 반대한 점과 정부 예산 확보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

교육 대상을 두고 영상위와 영진위의 의견이 엇갈리는 점도 해결해야 한다. 영상위는 전문가 교육과 함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영진위는 전문 인력 양성에만 집중하자는 의견이다. 영진위 김인수 사무국장은 "아시아영화학교의 조속한 설립의 필요성과 영상위 건물 입지에 동의한다. 다만 시민 교육까지 포함하면 운영비가 많이 들고 기존 교육과 중복될 우려가 있는 만큼 재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상위 오석근 운영위원장은 "중간보고회 내용을 보완해 아시아영화학교 설립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