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스웨덴 안무버전 동시에
- 꼭두각시춤 등 한국색채도 더해
- 20·21일 벡스코 오디토리움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공주'와 함께 세계 3대 고전발레로 꼽히는 '호두까기 인형'. 마리우스 프티파와 작곡가 차이콥스키가 협력해 1892년 12월 18일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매년 연말이면 전 세계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부산에서도 낯설지 않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국립발레단이나 유니버설발레단이 부산 무대를 찾아 관객들과 만났다. 하지만 부산의 발레단이 이 작품을 제대로 공연한 적은 없었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꿈의 나라를 연상하는 스토리텔링에도 '호두까기 인형'이라는 작품 자체가 지니는 난해함에다 대규모의 인원과 스태프가 필요하다는 물적 부담이 지역 발레단으로서는 섣불리 도전하기 어렵게 했다. 그만큼 서울의 대형 발레단에 비해 그 규모나 인적 인프라 측면에서 열악하다는 뜻일 게다.
이런 가운데 이원국 김주원 김용걸 등 국내 발레계를 주름잡은 걸출한 스타를 배출한 부산에서 사상 처음으로 지역 발레단이 꾸리는 부산판 '호두까기 인형' 전막 공연이 마련돼 관심이 쏠린다.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과 21일 오후 3시, 오후 7시30분 등 세 차례에 걸쳐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펼쳐지는 '김정순 유니온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공연이다. 이는 '김주원의 스승'으로 지난 20여 년간 부산새싹발레단을 운영해온 김정순 신라대 무용학과 교수가 필생의 염원을 담아 꾸미는 무대다.
이번 무대는 부산의 첫 지역 발레단 '호두까지기 인형' 전막 공연이면서도 서울에서조차 공연되지 않은 프랑스오페라발레단 안무 버전과 스웨덴국립발레단 안무 버전이 한꺼번에 선보인다는 점이 돋보인다. 20일과 21일 밤 공연은 스웨덴국립발레단 버전이고, 21일 낮 공연은 프랑스오페라발레단 버전이다. 국내에서 초연되는 프랑스 버전과 스웨덴 버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김정순유니온발레단 단원뿐 아니라 현 슬로베니아 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이자 종신단원인 부산 출신의 세계적 발레리나 김혜민과 스웨덴 왕립발레스쿨 출신으로 역시 슬로베니아 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로 활약 중인 발레리노 루카스 제르칸더가 특별히 부산을 방문해 함께 연습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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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리노 루카스 제르칸더(왼쪽), 발레리나 김혜민 |
러시아 안무가들의 안무 버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에서 작품의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은 전체 2막 3장으로 구성된 작품 중 2막 후반부에 펼쳐지는 사타요정과 그녀의 왕자가 춤추는 멋스러운 그랑 파드되의 차이에서 드러난다. 이 밖에도 '부산판 호두까기 인형'에서는 1막 2장과 2막에서 스페인 아라비아 중국 러시아 등의 나라들의 춤이 등장하는 서양판 안무 버전과 달리 세계 각국 춤 순서에 한국 고유의 꼭두각시춤과 현대적 감각의 힙합댄스, 실제 밸리댄서들에 의한 밸리댄스 등이 가미돼 다양성과 한국적 색채를 더했다. 김 교수가 각색과 안무를 한 부분이다. 탤런트이자 뮤지컬배우인 변우민 씨가 여주인공 클라라의 대부이자 마법사인 드롯셀마이어 역으로 특별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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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롯셀마이어役 변우민 |
21일 오후 3시 공연은 부산은행과 협력해 지역 소외 계층과 청소년들을 초청하는 공연으로 구성될 예정이어서 훈기를 더한다. 예술감독을 맡은 김 교수는 "부산에서 제대로 된 대작 공연 한 번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털고자 지난 10년 동안 벼르던 일을 이번에 과감하게 추진하게 됐다. 시민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051)636-8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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