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A. 로메로 감독의 '새벽의 저주'

- 재기발랄 日 사부 감독의 '미스 좀비'
- 관객들 색다른 좀비 만날 기회 제공

올해 할리우드에는 유난히 '좀비 영화'가 많았다. 브래드피트 주연의 '월드워Z'를 비롯해 꽃미남 좀비가 등장한 '웜 바디스'까지, 그야말로 좀비 영화의 진화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작품의 소재가 됐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좀비 영화'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세계 좀비 영화의 근간이 된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새벽의 저주'가 3D 버전으로 세계 최초로 공개되고, 일본의 재기발랄한 사부 감독의 색다른 좀비 영화 '미스 좀비'가 소개된다.

미드나잇패션 섹션에 초청된 '새벽의 저주 3D(미국·대한민국·조지 A. 로메로 감독)'는 1978년 좀비 영화의 새 장을 열었던 작품을 3D 버전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도시에 전염병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고, 생존자들은 백화점 건물로 피신해 이들과 맞선다는 내용이다. BIFF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3D 버전은 '새벽의 저주' 프로듀서인 리처드 루빈스타인이 당시 극장 개봉 버전을 3D로 만든 것이다. 특히 3D 작업에 한국업체 디넥스트가 참여해 '제작국가'에 한국과 미국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좀비영화 광팬들이라면 3D로 되살아난 좀비영화의 걸작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사부 감독의 '미스 좀비'.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 제공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된 '미스 좀비(일본·사부 감독)'는 이전과 다른 좀비를 만날 수 있다. 테라모토 집안에 좀비 사라가 배달되고, 그녀는 집안에서 하녀로 일한다. 하지만 곧 사라는 집안 남자들의 성적 노리개가 되고, 그러던 중 주인집 아들 켄이치가 물에 빠져 죽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사부 감독은 좀비가 단순히 인간을 해치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 원래 좀비를 일컬었던 '영혼 없는 노예'란 점을 드러낸다. 철저하게 인간에게 이용당하는 좀비의 모습을 통해 '인간다움'에 대해 생각해보는 작품이기도 하다.

BIFF는 영화제 기간 '새벽의 저주 3D' 제작자 리처드 루빈스타인 프로듀서와 '미스 좀비'의 사부 감독을 초청해 좀비영화에 관해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인간을 물어뜯는 괴물 좀비가 아닌 새로운 좀비를 만나고 싶은 관객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특별한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