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왕우, 로버트 레드포드,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

- '외팔이' 시리즈로 명성날린 왕우
- '아웃 오브…'주연 로버트 레드포드
- '식스센스'의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
- 스크린서 한층 깊어진 연기 선보여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올드보이'들이 화려하게 돌아온다. 1960·70년대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의 최근 주연작이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화려했던 외모와 날렵한 몸놀림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이들은 이제 눈가 주름이 자글자글한 백발의 노인이 되었지만, 한층 깊어진 눈빛과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1960년대 홍콩 무협영화 스타 '왕우'이다. 젊은 관객들에게는 낯설지만, 40대 이상 남성이라면 그의 이름을 듣고 반가워하는 이들이 꽤 많을 듯하다. 세계적인 액션스타 '이소룡'보다 먼저 칼 하나로 악당들을 제압하며 남자들 세계에서는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인물이다. 그의 대표작 '외팔이' 시리즈는 소년부터 어른세대에 이르기까지 뭇 남성들이 봐야 할 필수 영화로 꼽히기도 했다.

왕우의 주연작 '실혼(대만·청몽홍 감독)'은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됐다. 70세의 왕우가 주연을 맡은 스릴러 영화로, 그는 이 작품으로 대만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액션스타에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게 한 작품이라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BIFF는 그의 초청을 기념해 대표작 '외팔이'도 특별 상영한다.

또 다른 올드보이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로 뭇 여성들을 설레게 했던 로버트 레드포드이다. 그의 주연작 '올 이즈 로스트(미국·J.C.챈더 감독)가 월드시네마 섹션에 초청돼 관객과 만난다. 홀로 항해를 떠난 한 남자가 배가 컨테이너에 부딪혀 심하게 부서지면서 바다와 생존을 건 사투를 벌이는 내용으로, 현대판 '노인과 바다'라고 일컬을만하다.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그동안 멋진 역할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로버트 레드포드가 76세의 나이에 나약하지만, 강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며 연기 변신을 꾀했다.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로버트 레드포드는 차기작 촬영 스케줄로 부산 방문이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

1990년대 영화팬들을 매료시켰던 '식스센스'의 반전 주인공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의 최근 모습도 볼 수 있다. 그가 성인이 돼 주연을 맡은 '과거를 찾아서(캐나다·리치 메타 감독)'가 오픈시네마에 초청됐다. 그의 귀여운 외모를 기억했던 관객이라면 다소 변한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겠으나, 온 가족이 함께 봐도 좋을 만큼 탄탄한 작품이란 것이 BIFF 관계자의 귀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