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롤도즈 감독 '갈망아지'는

-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 포함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아시아의 영화를 대변한다. 첫해 행사 때부터 꾸준히 아시아 변방국의 영화를 발굴하고, 재능 있는 아시아 신인 감독을 세계 영화제에 등용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20년도 채 되지 않아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BIFF는 여느 때보다 다양한 아시아의 영화를 초청했다.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구로사와 기요시, 아오야마 신지 등 쟁쟁한 감독들의 신작이 대거 소개되고 카자흐스탄, 필리핀, 태국 등 여러 국가의 영화들이 관객과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그중에서 올해 가장 선전한 국가는 아시아의 작은 변방국 '몽골'이다. 올해 BIFF는 비암바 사키아 감독의 '리모트 콘트롤(뉴커런츠 섹션)'과 코롤도즈 초이주반지그 감독의 '갈망아지(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 등 몽골 영화 2편을 초청했다. 몽골의 작품이 뉴커런츠 섹션에 초청된 것도 처음이지만, 한꺼번에 2편이나 BIFF를 찾은 것도 최초이다.

한 국가의 영화 2편이 초청된 게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몽골의 영화산업이 그리 활발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성과는 비약적인 발전이다. BIFF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그동안 BIFF에서 몽골 영화가 간간이 소개되긴 했지만 올해는 재능 있는 신인 감독의 작품 2편을 초청해 의미가 크다. 특히 몽골이 올해 처음 국제영화제를 열기로 하는 등 영화 제작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향후 작품들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비암바 사키아 감독의 '리모트 콘트롤'은 우리가 알고 있는 푸른 초원의 몽골이 아닌 도시의 우울한 풍경을 비춘다. 시골집을 뛰쳐나가 고급 아파트 옥상에서 노숙하는 청년 '촉'은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아름다운 처녀 '아누'에게 빠져든다. 촉은 옥상 위에서 리모컨으로 그녀의 TV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점차 아누의 삶에 깊이 개입하고 싶어한다. 도시가 발전하면서 빈부격차와 범죄 등의 문제가 심각해진 몽골의 도시 속에서 촉이 순수한 사랑을 통해 한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코롤도즈 초이주반지그 감독의 '갈망아지'는 전형적인 몽골의 풍경을 담고 있다. 몽골의 초원을 배경으로 갈망아지와 소년의 우정을 다룬 작품으로, 그들만의 초원 문화를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평가다. 올해 아시아영화펀드 후반작업 지원을 받아 완성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