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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한일 신 실크로드 <17> 에필로그- 교류의 아이콘, 지금은…

韓日 진심으로 소통하고자 할 때 통신사 역사적 의미 깊어질 것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9-09 19:13:05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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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출발지인 옛 영가대 부지에 세워진 조선통신사역사관.
- 日 곳곳 통신사 관련 문화 오롯이
- 사신행렬 재현·가부키 공연화 등
- 현재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전승

- 韓 부산 통신사축제 자리매김하고
- 경유지인 영천 밀양 등 지자체도
- 마상재 복원 등 다양한 사업 추진

- 양국 유구한 우호·교류 역사 바탕
- 식민지배 등 오랜 갈등 해소하고
- 유네스코 등재에 함께 힘 모아야

통신사는 통할 통(通), 믿을 신(信), 말 그대로 믿음을 소통하는, 또는 믿음으로 소통하는 사절이다. 한반도는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하여 중국, 러시아와 연결되어 있고, 일본열도와는 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는, 불과 1시간 거리이다. 이렇다 보니 역사 속에서는 전쟁, 교류, 갈등양상이 혼재되어 나타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서술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한국 고대 문화에 대한 일본의 열등감, 일본 식민지 지배에 대한 한국의 굴욕 등이다. 통신사는 사절의 의미 그 자체로도 좋은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이러한 역사의 굴곡과 갈등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놓여있으므로 양국 모두가 통신사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다. 양국의 갈등요소를 배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류'와 '평화'라는 글로벌 시대의 키워드와도 너무나 잘 맞아떨어진다. 그러므로 세계적인 행사인 2002년 한일월드컵, 부산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부산에서는 통신사를 역사 속에서 적극적으로 불러내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일본-통신사 연구와 대중화

   
부산 동구 좌천동 쌈지공원에 만든 영가대 표지석.
통신사 연구는 1960년대 일본인 학자들로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연구가 진작됨에 따라 일본 곳곳에 전승되던 통신사 관련 문화가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통신사 행렬이 지나가던 지역에는 통신사가 묵었던 숙소(대규모 인원이 숙식하기 좋은 사찰이 숙소로 제공되는 사례가 많다)가 남아 있고, 행렬과 관련한 음악, 미술, 공예 등의 다양한 문화가 오랜 기간 전승되고 있어 지역과 지역이 '통신사'를 키워드로 소통에 나섰다.

통신사 모형을 딴 인형이 지역의 전통인형으로 전해오거나, 통신사 일행 중 비교적 젊은(어린) 소동(小童)이 추었다는 춤을 일본인들이 재현하면서 전해오는 춤이나 통신사를 그린 그림과 공예품 등이 전국적으로 소개됐다. 또한 일본 몇몇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마을 축제가 있을 때 통신사 가장행렬이 등장하거나, 지역의 산신제(山神祭)에도 통신사가 등장하는 등 큰 축제의 자원으로 전해오고 있다.

거기다가 통신사 일화를 소재로 한 공연이 상영됨으로써 통신사가 일본 대중에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18세기 후반에 '최천종 살해사건'(최천종은 1763년 일본에 갔다가 다툼 끝에 일본인에게 살해를 당한 인물)을 소재로 한 가부키 공연이 등장하였고, 1968년에는 일본 도쿄 국립극장에서 같은 소재로 공연되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통신사를 소재로 한 공연은 그 이후에 뮤지컬로도 상연되고, 이러한 대중 공연은 우리나라에 건너와 창극과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일본에서는 통신사가 파견되던 시대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형태로 통신사를 재현해 오고 있다.

그리고 통신사를 전문적으로 고찰하는 단체도 생겼다. 통신사와 연고가 있는 지역들을 연결하면서, 일본에서의 통신사 문화를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한국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단체가 1995년 11월에 결성된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朝鮮通信使緣地連絡協議會)이다. 이 조직의 제1회 모임은 조일 교류의 창구인 쓰시마에서였다.

쓰시마에서는 1811년 통신사 파견이 중단된 후 통신사가 잊혔다가 축제로 다시 재현된 것은 1980년이었다. 쓰시마 이즈하라의 한 기업인이 자산을 내어 행렬을 재현하였다. 처음에는 통신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쓰시마 사람들의 불만도 낳았지만 곧 이즈하라 전체 도시축제로, 현재는 '아리랑축제'의 중요 행사로 통신사 행렬이 재현되고 있다. 올해는 '사찰의 불상 도난사건' 때문에 '평화'와 '교류'라는 프레임이 깨어져 잠정적으로 축제가 중단된 상태에 들어갔다. 기왕에 되살려진 교류의 행진이 멈추지 않을까 안타깝다.

■한국-부산 대표적 축제로 성장

통신사를 소재로 하여 지역의 축제로 성공한 쓰시마와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의 모델을 수용하여 우리나라도 통신사를 축제의 장으로 끌어들였다. 부산에서는 1996년 '부산바다축제'의 일환으로 통신사 행렬을 재현한 이래 현재 통신사축제는 부산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하고 있다. 통신사가 서울에서 출발하여 부산에 도착하기까지 지나왔던 여러 지역에서도 통신사 관련 축제를 개최하였거나 준비하고 있다. 경상도 관찰사가 성대한 전별연을 통신사에게 베풀었던 장소인 영천에서는 마상재 복원과 축제를 기획하고, 밀양에서도 통신사와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두 국가 간의 유구한 교류의 역사를 바탕으로, 그것도 식민지와 피식민지 경험을 뒤로하고 현재 통신사는 유네스코 유산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두 국가의 통신사 전승이나 경험, 인식에 차이가 있어 무수한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맹목적인 통신사 이해하기'나 '민족의 자긍심을 보여주는 통신사 알리기'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으로, 우리의 몸으로, 서로 이웃한 나라와 진심으로 소통하고자 할 때 통신사는 그 역사적 의미를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심심할 때마다 터져 나오는 두 국가 정치인들의 말도 안 되는 발언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 부산, 통신사 출발지이자 도착지 '상징 장소'

- 문화콘텐츠·관광산업브랜드로 적극 활용을

   
부산본부세관 담벼락에 그려진 조선통신사 행렬도.
부산은 통신사 출발지와 도착지라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그 외 통신사는 출발 전 얼마간의 체류기간 부산 지역과 크고 작은 연을 맺었으며 해신제 등의 의례도 남기도 있어 통신사들에게는 의미 있는 장소이다. 부산 사람도 통신사에 직접 참여하거나, 출발에 앞서 많은 관여를 했기 때문에 지역 역사에 있어서도 통신사는 큰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로 통신사는 문화콘텐츠로, 관광산업의 대표 브랜드로 부산에서 적극적으로 호출되고 있다. 여러 신문기사와 전시회 등을 통해 통신사가 조금씩 알려졌지만, 공공기관에서 통신사를 주제로 처음 기획한 것은 부산박물관이었다. 1997년 12월에 착공하여 2000년 5월에 개관한 부산박물관 제2전시관은 부산 역사 전문관으로, 통신사와 왜관을 주요 콘텐츠로 하고 있다. 2002년에는 부산에 조선통신사행렬재현위원회가 결성되었고 한일월드컵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통신사 행렬을 재현하였다. 이 위원회는 이후 사단법인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로 전환되어 부산에서의 통신사 축제 등 관련 사업을 총괄 기획, 추진하였다. 현재 부산문화재단과 통합되어 부산문화재단의 주요 사업으로 통신사 문화사업이 진행 중이다.

부산에서 통신사 관련 학술연구와 문화사업이 확대되면서 전문 전시관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2011년 4월에는 통신사 출발지인 옛 영가대 부지에 조선통신사역사관이 개관하였다. 현재 통신사 관련 역사교육의 현장이 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무엇보다 통신사 출발지인 영가대와 관련한 사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2000년에는 부산시 주도로 영가대 표지석도 좌천동 쌈지공원에 세워져, 영가대가 가지는 의미가 알려지고, 동구에서는 2003년 영가대를 복원하여 자성대공원 내에 세웠다. 또한 1951년 세워진 영가대 기념비가 철도 변에 버려져 있다시피 한 것을, 주변 정비 사업 후 시민이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여 영가대 원래의 위치를 추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통신사와 관련이 있는 시설물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통신사는 부산 사람에게 훨씬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매년 5월이면 중구 광복로, 복원된 영가대 건물이 있는 자성대공원 등지에서 통신사 축제가 열리고 있어, 통신사가 시민과 함께하는 지역 축제의 장으로 친밀하게 들어오고 있다. 2007년에는 통신사가 서울을 출발하여 부산에 도착해 첫 밤을 동래성에서 보내는 것을 기념하여 명륜초등학교 앞에 '조선통신사의 길' 표지석도 세워졌다. 그리고 부산세관 담벼락에는 아예 통신사 행렬도를 그려놓아 부산이 바다로 나아가는 길목임을 알려주고 있다.

양흥숙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 교수


※공동기획: 부산문화재단, 조선통신사학회, 국제신문

※협찬: 한국수력원자력(주)고리원자력본부, YK Steel(주)

※후원: 누네빛안과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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