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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오페라하우스-시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건축물 <2> 이렇게 짓는다 - 노르웨이·한국 컨소시엄이 전하는 설계 내용

고려청자 빚는 맘으로 건축물 자체가 악기인 명쾌한 열린극장 창조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13-03-27 19:28:4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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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오페라하우스가 완성된 뒤 내부 시설의 무대 위에서 공연 출연자들이 객석을 향해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미지. 스노헤타 건축사무소 제공
- 부산의 정기 상징 '북항臺' 제안
- 도시·바다 연결하는 다리 고심
- 세계적 수준 오디토리엄 자신감
- 객석 3개층 총 1680~1805석
- 완벽한 소음 제어 시스템 준비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이라는 배가 닻을 올리고 힘찬 항해를 시작한다. 부산시는 이달 중으로 국제설계공모에서 당선된 노르웨이 스노헤타 건축사무소와 한국의 일신설계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공동작품에 대한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는 것을 계기로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한층 박차를 가한다. 이제 막 뱃고동을 울리는 이 배는 내년 하반기에 명품 건축물 탄생에 필요한 설계안을 완성하고 부산항 북항에 닻을 내린다.

스노헤타 건축사무소의 로버트 그린우드 대표는 본사와 한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건축물 탄생을 꿈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를 통해 부산항 북항은 많은 사람이 찾는 문화와 사회의 핵심 지역으로 다시 한 번 부산의 중심 위치에 서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들 건축사무소가 빚어낼 오페라하우스 건축물 내용과 그 안에 담길 시설 내용 등을 미리 알아보자.

■"땅과 바다, 어디서든 통하는 극장"

   
노르웨이 오슬로 오페라하우스의 무대막(Stage Curtain). 공연장의 얼굴인 이 막의 배경그림은 무대 위의 음향판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우선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건축물'이라는 말에 눈길이 간다. 일신설계종합건축사사무소의 김승남 사장은 "역사적으로 길이 남는 건축은 단순하다. 반면 오페라하우스는 기능적으로 매우 복잡한 건축이다. 하지만 그것을 군더더기 없이 쉽고, 명확하고, 간단한 건축적 장치와 조형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 부산에서 탄생할 오페라하우스의 건축계획 의도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 사장은 "마치 좋은 도자기를 빚어내는 것과 같다"는 비유를 했다.

그렇다. 건축사무소 측은 '그 안에 최고의 예술과 문화, 부산의 역사와 애환, 시민의 희로애락을 담을 커다른 그릇을 빚는 마음으로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건축사무소는 설계 과정에서 땅과 바다가 만나는 항구라는 지역적 특성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스노헤타 건축사무소 측은 "한국에서 땅은 그 안에 정기를 품고 있고, 대륙에서 시작된 그 정기가 산에서 바다로 이어지는데 이를 용의 꿈틀거림으로 부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부산은 백두산에서 시작된 땅의 기운이 살아서 바다와 만나며 마지막으로 솟아오른 도시로 그 정기가 뛰어나 산이 많고 해운대, 이기대, 태종대 등과 같은 대(臺)가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새 오페라하우스는 바로 그 같은 부산의 정기가 북항에서 마지막으로 솟아오른 새로운 대(臺)를 만들고자 하는 데서 출발했다.

건축사무소 측은 오페라하우스를 '부산 북항대'로 불러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도시와 바다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는 건축물을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변에 있는 바다와 산, 특히 원도심의 이미지를 모두 살리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오페라하우스의 입지 예정지는 시설 규모와 비교하면 대지 면적이 좁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설계 과정에서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여러모로 고려되고 있다. 건축물의 시각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배를 타고 접근해도 어느 곳에서든 통할 수 있고 지층에서 옥상까지 누구나 막힘 없이 다닐 수 있는 열린 건물 공간을 계획하고 있다.

건축사무소 측은 궁극적으로 최고의 오페라 공연이 가능한 건축물을 짓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지붕 등 특정한 형태 때문에 내부 공간이 왜곡되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 자체가 악기가 되는 최고의 음향이 달성될 수 있는 형태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페라하우스는 특별한 모양을 주장하지 않고, 건축물 자체 그대로 최고의 오페라 극장을 담을 수 있도록 설계하겠다는 의도다.

■"최첨단 기술 동원…소음 완벽 차단"

그렇다면 최고의 오페라를 소화할 수 있는 내부 시설은 어떨까. 먼저 오디토리엄 부분. 스노헤타 건축사무소는 "새 오페라하우스의 오디토리엄은 오랜 기간 극장 건축 설계와 건립 과정에서 인정받고 증명된 원칙들에 따라 만들어질 공연장과 시선, 음향과 기술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하고 최첨단 기술과 눈에 띄는 독특한 건축이 한데 어우러져 세계적인 수준의 시설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오디토리엄은 몇 개의 층을 가진 말발굽 모양의 실이 관객을 세 면에서 감싸 안는데 이 형체는 공연을 껴안으며 무대 위의 행위 쪽으로 시선의 초점과 방향을 제시한다.

따라서 객석은 세 개의 층에 달해 나뉜다. 무대 앞 일등석과 아래층 좌석은 760석과 885석 사이로 이는 오케스트라 피트의 사용 여부에 따라 다르며 2층 발코니에 420석, 3층 발코니에 500석이 있다. 그래서 총 좌석 수는 1680석에서 1805석 사이의 범위에 있다.

건축사무소 측은 "무대 위 장치 등의 배치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은 공연을 원활하게 하는 쉬운 작동에 있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오페라하우스는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공연할 수 있어야 해 여타 다른 공연장과 달리 외부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되어야 한다. 그러나 북항재개발 단지 해양문화지구의 한 부분인 새 오페라하우스 외부 환경에는 소음 요인이 많다. 부지로부터 300~400m 거리에 기차와 지하철역이 있으며, 수많은 배가 인근의 연안항과 국제여객터미널 등지를 쉴 새 없이 오간다. 또 모노레일과 같은 수송 체계가 주변 개발 부지에 들어설 가능성도 있다. 이들 요소는 소음의 근원이다. 건축사무소 측은 "완벽한 음향설계에 따라 모든 부분이 치밀하게 설계되고 정밀하고 섬세하게 시공될 수 있도록 공사 기간 더욱 심도 있게 부지의 진동 측정과 함께 치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콘퍼런스 홀과 오케스트라 연습실 등은 모두 진동으로부터 떨어진 박스 안의 박스로 지어지는 등 완벽한 내부 소음 제어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 "전문가 의견 바탕 음향·무대 설계를"

- 리신차오 부산시향 수석지휘자

   
부산시립교향악단의 리신차오(사진) 수석지휘자는 부산이 전문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해야 할 만큼 문화적으로 충분히 성숙한 도시라는 의견을 내놓으며, 새 오페라하우스에 관심이 많았다.

리신차오 지휘자는 특히 "외관을 어떻게 짓든 내부 음향 설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에 건립되는 오페라하우스는 대체로 외관에 치중해 대단히 멋진데 내부 음향에 문제가 있어 연주자들이나 오페라가수들이 공연 과정에서 적지 않은 애로를 겪는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 등 유럽에서 활동하면서 오페라 분야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으며, 부산시향과 인연을 가진 뒤 '오페라 in 콘서트'를 부산 음악계에 잇따라 선보여 호응을 받기도 했다.

리신차오 지휘자는 또 "무대 설계에도 반드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전문가는 성악가, 오페라 지휘자, 오페라 감독 등 세 분야를 꼽았다.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음향과 무대 설계를 어떻게 잘해야 할까. 리신차오 지휘자는 외국의 좋은 오페라하우스를 벤치마킹하면 좋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에 건립된 것들보다 오래된 오페라하우스들의 음향은 좋다는 경험담을 들려줬다. 파리 국립오페라극장을 비롯해 뮌헨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런던 코벤트가든 로열 오페라하우스, 빈 슈타츠오퍼, 베를린 슈타츠오퍼, 모스크바 볼쇼이극장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특별히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요즘 짓는 오페라하우스들은 오케스트라 피트에 관한 고려가 부족한 것 같다"고 역설했다. 피트 사이즈가 오케스트라가 앉기에 부적절(면적이 작다는 것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스케일에 맞지 않다는 의미)해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과정에서 많은 불편을 겪는다고 한다. 이와 함께 무대 위 상황을 지나치게 고려해 피트를 너무 깊게 배치하는 경향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리신차오 지휘자는 "베이징의 국가대극원 콘서트홀에도 오페라하우스가 있는데, 건립 당시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의지를 갖고 실행해 지금은 베이징의 랜드마크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산의 오페라하우스는 가능하다면 콘서트 전문홀 등과 함께하는 복합예술센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자료 협찬: 사단법인 한국건축가협회 부산건축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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