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홍 선생이 청소년 잡지 '신소년'과 '별나라'에 그린 표지화. 이주홍문학재단 제공

- 근대 아동문학·미술사 오롯
- 박지현·조명숙·조명기 등
- 25일 문학상 수상자 시상

향파 이주홍 선생이 1920, 1930년대 청소년 잡지 '신소년'과 '별나라' 표지화 17점을 그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주홍문학재단은 "이주홍 선생이 그린 표지화를 발굴해 제11회 이주홍문학축전 기간인 오는 19~31일 부산 동래구 온천동 이주홍문학관 전시실에서 '소년 잡지 표지화전-일제 강점기 '신소년'과 '별나라'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특별 전시한다"고 14일 밝혔다. 표지화에는 향파 선생의 사인 'CHOW'가 새겨져 있다.

아동문학가로 알려진 향파 선생이 그린 표지화가 재조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근대 아동문학사는 물론 한국 근대 미술사 측면에서도 재평가할 만한 가치와 의의를 지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소년 잡지 표지화는 향파 선생의 문학적 삶과 예술적 재능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신소년' 1930년 4월호의 표지화는 꽃피는 봄에 씨뿌리는 소년을 담았다. 향파 선생은 새봄을 맞아 새 힘, 새 기운으로 새날의 씨앗을 뿌려 나갈 것을 이미지로 제시하고 격려했다. '신소년' 신영철 편집장은 '씨를 뿌려라'는 글에서 "새로운 것이 자라나는 때, 사람들도 가만히 앉아서는 못쓰겠다고 모두 일어나는" 새봄을 맞아 힘차게 노동하고 배움을 시작할 것을 권고했다. '별나라' 1935년 1, 2월 합호의 표지화에는 '새해 첫소리'라는 제목으로 통쾌하리만큼 밝게 웃는 소년의 모습이 그려졌다. 향파 선생이 새해를 맞아 청소년에게 주문하는 '새해 첫소리'를 담았다.

이와 함께 계급주의 경향의 잡지 성격을 살려 백마를 타고 횃불을 들고 태양을 향해 돌진하는 소년('신소년' 1930년 1월호), 역사와 시간을 상징하는 거대한 바퀴를 돌리는 소년('신소년' 1930년 3월호), 곡괭이를 들고 땅을 파는 소년('신소년' 1930년 6월호) 등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류종렬(부산외국어대 교수) 이주홍문학재단 이사장은 "향파 선생이 그린 표지화는 어려운 문학사상이나 이념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 모두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산물이자 바쁜 삶으로 말미암아 무뎌진 감성을 일깨운다"고 말했다.

제32회 이주홍문학상 수상자로는 ▷박지현 동시인(아동문학상 부문) ▷조명숙 소설가(일반문학상 부문) ▷조명기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 교수(문학연구 부문)가 각각 선정됐다. 박 동시인은 '아이들이 떠난 교실 안 풍경', 조명숙 소설가는 '댄싱 맘', 조명기 교수는 '이주홍 소설에 나타난 부산의 공간 위상'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상식은 오는 25일 오후 6시30분 이주홍문학관 에서 열린다. (051)552-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