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달석 작가의 '목동'

- 송혜수·양달석·김남배 등 작고작가 21명 포함 24명…작품 총 50여 점 소개

김경 김남배 김윤민 김천옥 송혜수 안판명 양달석 오영재 우신출 조동벽 채정권 한상돈 황규응…. 익숙한 이름도 있고 낯선 이름도 눈에 띈다. 특히 안판명 황규응 채정권 등은 좀체 지역 화단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인물들이다. 바로 부산 미술의 1, 2세대로 활약했던 작고 작가들이다.

김남배 작가의 '양'

미광화랑(부산 수영구 민락동)이 이전 개관을 기념한 두 번째 전시 '꽃 피는 부산항 Ⅱ'를 마련했다. 지난해 8월 전시를 끝으로 광안동 화랑 문을 닫고 지난달 중순 민락동에서 재개관한 미광화랑은 2009년 '꽃 피는 부산항'(부산의 향토 작가 19인전)의 후속 전시로 이전을 알리고자 했다. 이번에는 모두 24명이다. 작고 작가 21명에 현역 작가(김봉진 성백주 김영덕) 3명을 포함했다. 작품 수는 작가당 2, 3점에서 최대 6점까지이며 전시 준비만 3년이 걸렸다.

이 화랑 김기봉 대표는 "다시는 이렇게 작품을 모으지 못할 것 같다"면서도 "궁핍과 질곡의 시대에서도 순수와 열정으로 작업한 향토 작가를 조명해 부산의 근대미술사를 새롭게 평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예전 작품을 통해 현대를 사는 우리들의 자리와 나아갈 방향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초 이석우, 윤재 이규옥, 운전 허민 등 2, 3년에 한 번씩 부산의 작고 작가를 되살리고 있는 김 대표는 전시 제목에 대해 "죽은 고목나무에서 꽃이 피는 것과 마찬가지로 작고 작가들이 뿌린 씨앗으로 지금의 작가들이 성장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판명 작가의 '노안'

이번에는 평양 출신으로 6·25전쟁 이후 부산에 정착한 송혜수(1913~2005)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해방 후 장욱진 김병기 김환기 등과 더불어 '50년 미협'을 창립했으며, 작고 때까지 부산 화단을 지켜온 부산의 대표적 원로 서양화가다. 이중섭과 일본 유학시절 친교를 맺은 그도 소와 여인을 즐겨 그렸다. 붓 가는 대로 담담하게 그리는 '소의 화가'라고 불렸다. 부산 미술계에서는 6·25전쟁 이후 다른 작가들처럼 서울에서 활동했으면 더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양달석(1908~1984)은 목가적인 전원 풍경과 동심을 순박하고도 정감어린 필치로 묘사하면서 이상향에 대한 짙은 향수를 표현한다. 몽글몽글한 풀밭이나 동글동글한 산야의 묘사를 통해 민화적 전통을 계승, 발전시킨 독창적 조형 양식을 창안해 냈다.

'양 할배'로 불린 김남배 작가는 서성찬 양달석 우신출과 함께 '춘광회'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부산 경남지역 작가들의 아지트였던 부산역 앞 백양다방을 운영했다. 출품작 '양'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숲 속의 양 두 마리를 곱고 부드러운 필치로 담아냈다. 전혁림의 누드화 '나녀', 김종식의 '경주 불국사', 황규응의 '영도 풍경' 등 모두 50여 점이 소개돼 있다. 다음 달 18일까지. (051)758-2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