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부산 서면 더쉐이크클럽에서 열린 스트리트댄스팀 킬라몽키즈 10주년 기념 파티에서 비보이가 춤추고 있다.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 젊은 열정, 빵빵 터져라
- 스물세 살 래퍼 Jtong, 고향 부산 랩으로 서울서 인기
- 대안공간·공공미술·창조도시… 이 기운 뭉치면 청년문화 씨앗
- 그들에게 멍석을 깔아주자

'내 출신은 어디/부산 내가 태어난 여기/아버지 어머니께 감사/항상 마음속 The Number One Spot/변함없어 난 Never/부산갈매기 내 Fan들/진짜 격하게 고마워/I Love Ya Peace/051//부산 Stand Up 두비두비/Fuckin' Hands Up 두비두비/주먹 꽉 쥐고/Say With Me!/So Fly'(1988년 생 부산 출신 부산 거주 래퍼 Jtong(제이통)의 노래 '부산' 중.)

스물세 살의 래퍼 Jtong은 거침없고 삐딱하고 반항적인데다 고향 부산에 대한 애정을 대놓고 표현하는 노래들로 서울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뭔가 전국적인 '사고'를 칠 기미마저 보이는 이 청년이 부산에 살면서, 부산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노래로 다른 지역 팬들의 관심까지 끌고 있다는 점이 낯설면서도 자꾸 관심이 간다.

지금껏 부산의 젊은 예술문화인들이 자신의 출신지인 부산을 '빨리 벗어나고 싶은 도시' '기회가 없는 도시' '오래 있을수록 재능이 소진되는 도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음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그런데 무척 반항적인 장르인 랩음악에서 '젊은 놈' 하나가 사투리를 다듬지도 않고 "부산 좋다!"를 노래하고 나왔다. 이런 현상을 크든 작든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면? 누가 알겠는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청년예술인들이 이 도시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창조의 기운을 도시 전체에 충전해줄 수 있을지.

부산시립무용단 '한여름밤의 춤 작품전'.

최근 몇 년 사이 부산 문화판에서는 중요한 주제어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안공간 반디, 아트스페이스 배 등을 필두로 한 대안공간. 그 뒤에는 이 대안공간들의 힘을 바탕으로 한 공공미술. 그러다 국내외 예술레지던스와 네트워크 형성에 관심이 쏠렸고 이는 원도심창작공간 또따또가라는 형태를 낳았다. 그즈음 창조도시 논의가 불어오면서 '창조'가 종합형 화두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 같은 논의가 '창조'작업의 순서를 어떻게 정하며, 누구에게 전위를 맡길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자연스럽게 닿았을 때 그동안 부산이 그 잠재력을 잊고 있었던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청년 그리고 청년문화다.

부산 문화판에서 '청년문화의 활로 개척'이 중요한 주제이자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적 활력을 끌어올리고 창의적 참여의 구조를 튼튼하게 만들지 못하면, 그 도시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시민들도 알고 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새로운 시도, 도전, 즐길 줄 아는 태도, 신선한 발상…. 세계 어느 도시이든 이 같은 요소가 청년문화의 특징을 이룬다.

하지만 현재 부산의 청년문화 현실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청년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 대한 오해와 장벽도 많다. 국제신문은 창간 64주년을 맞아 부산 문화에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청년문화 활로 개척'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