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리뷰] 극단 새벽의 '신의 아그네스'

단순한 무대, 탄탄한 연기… 원작의 감동 그대로

처음부터 정식 사용 협약 맺어

성악전공 주연배우 이색 발탁

원작자의 의도 최대한 살려

  • 국제신문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0-10-28 20:49:16
  •  |  본지 17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27일 공연된 연극 '신의 아그네스'에서 열연하고 있는 리빙스턴 박사 역의 변현주(왼쪽)와 아그네스 역의 김신애. 극단 새벽 제공
연극 '신의 아그네스'를 극단 새벽에서 기획전으로 무대에 올린다고 했을때 의아했다. 창작극을 주로 공연하는 극단에서 뜬금 없다는 생각과 함께 하필이면 상연된지 오래된 작품을 왜 할까하는 의문이었다. 지난 27일 오후 8시 소극장 실천무대에서 '신의 아그네스' 관람 후 극단 새벽의 이성민 연출자의 의도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연출자는 배우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연극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쓴 듯 했다. 무대는 아주 소박하게 두 개의 의자와 미닫이로 열리도록 돼 있는 문이 다였다. 그 속에서 보여지는 아그네스(김신애), 원장수녀 미리엄 루스(밝남희), 정신과 의사 리빙스턴(변현주) 사이의 감정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단순한 무대는 관객들이 배우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한 장치였던 셈이다.

이 작품이 새롭게 다가온 데는 제작단계부터 지역 연극계의 관습을 깼기 때문이었다. 번안극의 경우 특히 지역에서 공연될 경우 마치 해적판처럼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았다. 이 연출가는 "서울도 그다지 다르지 않는데 지역에서 외국 작품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게 너무 싫어 아예 처음부터 원작의 저작권 계약을 체결한 저작관리인을 수소문해 정식 사용 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 대본을 다시 이 연출자와 리빙스턴 역을 맡은 배우 변현주가 재번역해 다듬는 과정을 거쳤다.

게다가 아그네스 역의 김신애를 발탁하는 과정도 여느 준비과정과는 달랐다. 대부분의 지역극단들은 만성적인 배우 기근에 시달리기 때문에 오디션을 보더라도 비공개이거나 연출자가 직접 섭외한다. 하지만 극단 새벽은 지난달초 공개오디션을 통해 아그네스를 선발했다. 김신애는 부산대 음악학과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현재 부산대 교육대학원에 적을 둔 학생으로 연극은 전혀 경험이 없었다.
이 연출가는 "아그네스역은 순수함과 청순한 이미지가 필요하다. 게다가 음색도 맑고 오페라 무대 경험이 있어 제대로 노래를 부를 줄 하는 김신애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극중 아그네스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여러번 노래를 부르는 데다 '천사의 목소리'를 가졌다고 대본에 나와있어 맑고 영롱한 음색이 필요했다. 김신애는 한달 반 가량의 연습을 거쳐 무대에 올랐다는 것을 감안하면 큰 무리없이 역을 소화해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원장수녀 역의 밝남희와 리빙스턴 역의 변현주의 탄탄한 연기와 정확한 대사전달이 극을 안정감있게 이끌어갔다. 무대를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제대로 된 발성과 흡인력 있는 연기는 근래에 보기 드문 호연이었다. 기본기가 확실한 배우들만이 줄 수 있는 신뢰감이 극에 대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 연출가는 "원작자의 의도에 최대한 충실하려고 애썼다. 리빙스턴은 아그네스를 돕기 위해 그녀의 무의식 속의 기억을 불러내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아그네스가 생을 포기하게 된다. 작가는 그런 딜레마를 전하고 싶어해 거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27일까지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5시(일·월·화 공연없음) 소극장 실천무대. 오는 12월 5~25일까지 울산 중구 성남동의 소극장 '품'에서도 같은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일반 2만 원, 청소년 1만5000원. (051)245-5919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건강한 부산을 위한 시민행동 프로젝트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탁암 심국보의 동학 이야기
“민중혁명의 효시이며 민주주의 발전 시발점”
최원준의 그 고장 소울푸드
양산 단풍콩잎장아찌
국제시단 [전체보기]
어둠이 내릴 때 /박홍재
단풍 들어 /정온
글 한 줄 그림 한 장 [전체보기]
코 없는 사람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미래를 위하여
리뷰 [전체보기]
경계인 된 탈북여성의 삶, 식탁·담배·피 묻은 손 통해 들춰
방송가 [전체보기]
스페인 간 이휘재·이원일의 ‘이슐랭 가이드’
MC 이휘재 vs 성시경 ‘미식여행’ 승자는
새 책 [전체보기]
성공한 인생(김동식 지음) 外
사랑은 죽음보다 더 강하다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도덕적 가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
고수 10인이 말하는 음식 의미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무자연(舞自然)-점화시경, 장정 作
木印千江 꽃피다-장태묵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위대한 과학자들의 결정적 시선 外
31가지 들나물 그림과 이야기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마루나무비 /박옥위
샛별 /정애경
이기섭 8단의 토요바둑이야기 [전체보기]
제2회 바둑전왕전 2국
제35기 KBS바둑왕전 준결승전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허세 대신 실속 ‘완벽한 타인’ 배워라
봄여름가을겨울, 음악과 우정의 30년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부산, 영화를 만나다’로 본 독립영화의 면면들
암수살인과 미쓰백…국민 국가의 정상화를 꿈꾸며
책 읽어주는 남자 [전체보기]
책 향한 광기가 부른 파국…그 열정은 아름다워라 /박진명
가슴에 담아둔 당신의 이야기, 나눌 준비 됐나요 /정광모
책 읽어주는 여자 [전체보기]
눈물과 우정으로 완성한 아이들 크리스마스 연극 /안덕자
떠나볼까요, 인생이라는 깨달음의 여정 /강이라
현장 톡·톡 [전체보기]
지역출판 살리려는 생산·기획·향유자의 진지한 고민 돋보여
‘영화철학자’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패션·예술 유산 한곳에
BIFF 리뷰 [전체보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퍼스트맨
BIFF 인터뷰 [전체보기]
‘렛미폴’ 조포니아손 감독, 마약중독에 대한 인간적 접근…“그들도 결국 평범한 사람이에요”
감독 박배일 '국도예술관·사드 들어선 성주…부산을, 지역을 담담히 담아내다'
BIFF 피플 [전체보기]
‘국화와 단두대’ 주연 배우 키류 마이·칸 하나에
제이슨 블룸
BIFF 현장 [전체보기]
10분짜리 가상현실…360도 시야가 트이면 영화가 현실이 된다
BIFF 화제작 [전체보기]
‘안녕, 티라노’ 고기 안 먹는 육식공룡과 날지 못하는 익룡의 여행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8년 11월 16일
묘수풀이 - 2018년 11월 1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10월 9일
오늘의 BIFF - 10월 8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5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제5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疏通不在
至虛恒也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

무료만화 &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