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DMZ /최양현진 글·정현희 그림/ 파란하늘/ 8500원

북한과 남한이 마주보고 있는 전방으로 가면 양쪽의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있다. 남북을 갈라놓으면서 동시에 완충역할을 하고, 분단의 상징이자 통일의 걸림돌로도 꼽혔던 그 곳, 바로 비무장지대(DMZ)다. 세계에 유일한 분단국가에 살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비무장지대 이야기는 신문이나 방송 책을 통해 수없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자. 비무장지대에 대한 이야기라곤 북한 병사가 이 곳을 통해 탈출했다던지 민간인 혹은 군인이 이 곳에 들어가 지뢰를 밟아 부상을 당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지 않은가.

안녕! DMZ는 제목 처럼 비무장지대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간헐적으로 나오는 DMZ이야기가 아니라 DMZ 속 자연과 생태, 사람들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또 이를 뼈대로 6·25전쟁, 북방한계선,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사업 등 남북한 분단의 역사와 현재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책은 '대한민국은 섬나라?'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이 엉뚱한 질문에는 한반도가 안고 있는 분단국가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중국이나 러시아까지 가기 위해서 이용할 수 있는 교통편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비싸긴 하지만 이동시간이 짧은 비행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서해와 동해를 오가는 배, 여객선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까지 갈 수 있는 기차나 버스는 없지요. 왜 그럴까요?"

경기도 파주군 비무장지 대내 옛 장단역엔 증기기관차가 녹슨 채 멈춰서 있다.

50만년 간 이어져 온 한반도 역사와 일제의 침략 사실을 짚은 책은 다음 분단의 시작점인 6·25전쟁으로 넘어간다. 전쟁의 시작 원인을 꼼꼼히 풀어놓은 책은 38선과 휴전선의 차이를 이야기 하면서 그 사이에 있는 비무장지대의 탄생 이야기도 함께 시작한다.

"비무장지대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탄생한 지역입니다.…비무장지대는 서로에 대한 어떠한 적대행위를 할 수 없도록 약속한 땅입니다. 총 대포 등 어떠한 무기도 사용할 수 없는 곳, 말 그대로 무장을 할 수 없는 이 지역을 바로 비무장 지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3장에서는 철장 속에 갇힌 새처럼 남북의 철조망 사이에 놓여있는 비무장지대의 속살을 공개한다. 산양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과 각종 희귀식물을 소개하면서 때묻지 않은 비무장지대의 자연을 이야기 하고, DMZ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도 살짝 공개한다. 이와함께 깨끗한 자연 속에 숨겨진 무서운 비밀, 지뢰에 대한 슬픈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마지막 통일을 준비하는 DMZ' 편에서는 이 곳 인근에서 일어나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으로 남북이 사업의 물꼬를 틀었다는 것 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철도·도로 연결사업 등 시시각각 달라지는 남북 정세를 실었다. 마지막에는 가족들과 함께 떠날 수 있는 민통선 여행 코스도 담았다. 책 속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만화와 그림 사진은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주는 일등 공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