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일드라마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복수하기 위해 결혼을 하고, 빚보증 때문에 노비문서와 같은 계약을 맺고 결혼을 하며, 호감을 가진 남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언반구 못하고 다른 남자와 약혼을 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야말로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현재 방송중인 방송3사의 일일드라마에서 이러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들 드라마가 극적인 면만 부각시키려 든 나머지 현실 감각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은 최근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금쪽같은 내 새끼'(KBS1) '왕꽃선녀님'(MBC) '소풍가는 여자'(SBS)의 문제점을 살펴봤다.

우선, '금쪽같은 내 새끼'는 자식을 낳고 16년이나 같이 살고도 남편에 대해 복수만 생각하는 조영실(양금석)과 빚보증 때문에 시집와서 4억8000만원짜리 며느리라는 말을 듣고도 순종만 하는 희수(홍수현)라는 인물의 설정이 억지스럽다는 지적이다.

무속을 소재로 다룬 '왕꽃선녀님'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소재인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해 무속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나, 무속인에게 절대적인 카리스마와 예지력을 부여하고, 그 예언대로 삶이 풀려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극중 대학생으로 설정된 주인공 윤초원(이다해)이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설계 없이 부모의 뜻에 의해 약혼을 하고, 이를 파혼하는 과정에서도 극중 무빈이 다 알아서 해주는 것으로 믿고 따르는 등 수동적인 여성상을 제시하고, "여자는…해야한다"식의 여성에 대한 작가의 고정 관념을 일반화한 대사 등에 대한 아쉬움도 이야기됐다.

'소풍가는 여자'의 경우 한 여자의 이혼 이후의 삶과 서민들의 삶이 자연스레 녹아있어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하룻밤을 같이 지낸 여자와 억지로 결혼한다는 등 구태의연한 전개방식이 옥에 티로 지적됐다.

'미디어세상…'은 "온 가족이 보는 일일드라마는 평등한 가족형태의 모델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며 "자극적인 소재보다는 새로이 파생된 가족구조, 변화하는 가족 내에서의 성역할 등 가족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그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