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4일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침공’한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사작전 선언 모습. 크렘린궁 웹사이트 영상 캡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을 시작했다. 평화로운 도시들이 공격받고 있다”면서 계엄령 발령 사실을 알렸다.

외신들은 푸틴이 이날 새벽 군사 작작전 개시를 선언하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폭발음이 났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키예프 일대에서 들린 폭발음은 미사일 공격 때문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은 키예프·하리코프의 군 지휘시설은 물론 보리스필 국제공항과 크라마토르스크·오데사·베르단스크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유럽항공안전청은 우크라-러시아·벨라루스 접경 지역에 비행 경고를 내렸다.

로이터 통신은 또 러시아군이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과 오데사에 상륙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침략 전쟁이며 우크라이나는 스스로 방어에 나서 이길 것”이라며 “전 세계는 푸틴을 막을 수 있으며 막아야 한다. 지금은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23일(현지시간) 국경을 맞댄 러시아 로스토프온돈 인근 철도역의 열차 위에 장갑차가 즐비하게 실려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정당한 이유없이 공격했다”면서 동맹들과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러시아만이 (전쟁이 가져올) 죽음과 파괴에 대해 책임이 있다”면서 푸틴을 비난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개전선언을 한 것이다. 푸틴은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를 추구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 병사는 즉각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경고했다. 항복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은 이틀 전에는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하라고 명령했다. 돈바스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하자 반군들도 정부 수립을 선언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 정규군은 90만 명으로 세계 4위 수준이다. 정규군 36만 명인 우크라이나보다 무기체계도 앞선다. 러시아는 돈바스에만 최대 20만 명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략물자관리원는 이날 러시아 데스크를 열었다. 러시아 데스크는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강화할 경우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취급 제품이 수출 통제 품목에 해당하는지를 알려주는 창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