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市·설계사·시공사 ‘3차원 설계’ 책임 전가…사업비 600억 폭증 불러

오페라하우스 예산증가·지연 왜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안세희 기자
  •  |   입력 : 2023-10-26 19:40:56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평면설계로는 ‘트위스트’ 어렵다”

- 시공사 ‘폴딩’제안에 설계사 거부

- 이후 콘테스트 ‘스마트노드’ 확정


- 공법 변경 때 없었던 3차원 설계

- 市 원점 재검토하면서 제작 시작


- 총 사업비 2500억→ 3117억 원

- BPA 500억 분담 현재 불투명

- 市가 2000억 이상 부담 가능성

- “신속 준공 우선…책임은 추후에”


부산 오페라하우스 파사드 건립 공법이 2년 여를 돌고 돌아 결국 원안으로 선정된 황당한 사건의 시초로 ‘3차원 설계안’이 지목된다. 26일 열린 브리핑에서 부산시 심성태 건설본부장이 “6, 7년 전에는 평면 설계만 발주했지만, 지금이라면 이정도 건축물은 3차원 설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듯, 고난도의 대규모 비정형 파사드를 건립하면서도 정교하고 치밀하게 접근하지 않았던 부산시 설계사 시공사 등의 안일한 태도가 막대한 사업비 증가와 공사 기간 지연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부산항 북항에 들어서는 오페라하우스 공사 현장 모습. 국제신문DB
공법 논란은 2019년 시공사인 HJ중공업이 오페라하우스 파사드 설계 원안의 ‘트위스트’ 공법 적용이 어렵다고 나오면서 시작됐다. 시공사는 트위스트 공법이 까다로워 오페라하우스 규모의 대형 건물에는 적용된 사례가 드문 데다, 원안의 평면 설계로는 시공이 어렵다며 3차원 설계 도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시공사는 대신 부재 측면을 접어 회전시키는 ‘폴딩’ 공법을 제안했지만, 설계사 측이 동의하지 않았다. 이후 2021년 시는 트위스트 폴딩을 비롯해 볼노드 스마트노드 등 4가지 공법을 두고 최적공법 검토를 위한 콘테스트를 진행 후 2022년 ‘스마트노드(절점에서 회전각도를 적용하는 방식)’ 공법을 확정했다.

오페라하우스 조감도. 국제신문DB
문제는 수 차례 공법이 바뀌는 과정에서 한 번도 제대로 된 3차원 설계도가 작성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부산시는 처음부터 설계 과업지시서에 2차원 설계도만 납품할 것을 명시했다. 이후 비정형 구조물을 만들려면 3차원 입체 설계 도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부산시는 설계비용 9억 원을 추가로 지급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열린 부산시의회의 부산시건설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당시 이병동 건설본부장은 상세설계 도면이 있느냐는 시의원의 질문에 “시공을 위해서는 3차원 설계를 해야 된다. 시는 9억 원을 별도로 시공사에 지급했다. 하지만 시공사가 실제 계약된 트위스트박스에 대한 상세설계를 하지 않고 폴딩 공법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당초 계약내용에 대한 검토결과 아무 것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시가 공법에 대해 원점재검토를 하면서 3차원 설계도가 제작되기 시작했고, 지난 9월에야 최종 완성됐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심 본부장은 “비정형 설계안인 데다, 안전까지 고려해야 해 진통 끝에 진일보된 설계가 나왔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제대로 된 설계를 제작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점에 의문이 남는다. 이와 관련, 시공사는 “애초 설계도면은 설계업체의 책임이다. 이번에 3D 도면이 새롭게 나왔기 때문에 앞으로 준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참고인 조사를 벌였던 부산시의회는 다음달 열리는 올해 행정사무감사에서 강도 높은 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시의회 안재권 해양도시안전위원장은 “올해는 시공사 설계사 감리단 관계자를 처음부터 증인으로 채택해 공사비 증액, 지연 등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가리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시공사와 설계사의 갈등, 공법 논란 등이 지속되면서 공기는 늘어났고 사업비는 폭증했다. 오페라하우스 공정률은 40%에 그치는 가운데, 총사업비는 애초 시가 예상한 2500억 원에서 3117억 원으로 600억 원 이상이 늘어난 상태다. 이 가운데 시가 부담할 부분은 1617억 원이다. 이날 시공사인 HJ중공업은 “향토 기업으로서 책무를 다하고자 공사 재개부터 준공까지 물가변동(ESC) 및 간접비, 재설계 비용을 분담하겠다”고 밝혀 시는 추가 시비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까다로운 공사에다 공법 논란을 몇 차례 빚은 만큼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부산항만공사(BPA)가 분담하기로 한 500억 원도 현재로서 불투명한 상태다. 애초 해양수산부가 BPA를 통해 8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이후 500억 원으로 축소됐고 해수부는 최근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시가 부담해야 하는 돈은 2000억 원을 넘게 된다.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는 책임 소재를 가리기 보다 우선 조속한 사업 준공에 주안점을 둔다는 입장이다. 심 본부장은 “신속한 준공에 주안점을 두고 설계사 시공사 감리회사의 책임 있는 자세를 바란다”며 “행정조치는 향후 대응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최일선’ 치안센터, 부산 절반 넘게 없앤다
  2. 2북항재개발 민간특혜 의혹…늘어지는 檢 수사 뒷말 무성
  3. 3이 곳을 보지 않은 자 '황홀'을 말하지 말라
  4. 4다대 한진중 개발사업 매각설…시행사 “사실무근”
  5. 5반나절 앞도 못내다본 기상청…부산·경남 심야폭우 화들짝
  6. 6구포역 도시재생 핵심인데…새 게스트하우스 ‘개점휴업’
  7. 7이재성 “온라인게임 해봤나” 변성완 “기술자 뽑는 자리냐”
  8. 8인사 안한 이진숙…최민희 과방위원장 “저와 싸우려 하면 안 돼” 귓속말 경고
  9. 9유튜버로 물오른 코믹연기 “다음엔 액션 해보고 싶어요”
  10. 10故김민기, 학전서 마지막 인사
  1. 1이재성 “온라인게임 해봤나” 변성완 “기술자 뽑는 자리냐”
  2. 2인사 안한 이진숙…최민희 과방위원장 “저와 싸우려 하면 안 돼” 귓속말 경고
  3. 3韓 일정 첫날 ‘尹과 회동’…당정관계 변화의 물꼬 틔우나
  4. 4대통령실 경내에도 떨어진 北오물풍선…벌써 10번째 살포
  5. 5野, 한동훈특검법 국회 상정…韓대표 의혹 겨냥 ‘파상공세’
  6. 6국힘 새 대표 한동훈 “당원·국민 변화 택했다”
  7. 7‘어대한’ 벽 깨지 못한 친윤계 ‘배신자 프레임’
  8. 8‘민주당 해산’ 6만, ‘정청래 해임’ 7만…정쟁창구 된 국민청원
  9. 9與 신임 최고위원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
  10. 10당내 분열 수습, 용산과 관계 재정립…풀어야 할 숙제 산적
  1. 1다대 한진중 개발사업 매각설…시행사 “사실무근”
  2. 2영도 청년인구 늘리기 프로젝트
  3. 3부산상의 씽크탱크 ‘33인의 정책자문단’
  4. 4‘에어부산 존치’ TF 첫 회의 “지역사회 한목소리 내야”
  5. 5잇단 금감원 제재 리스크에…BNK “건전성 강화로 돌파”
  6. 6위메프·티몬 정산지연…소비자 피해 ‘눈덩이’
  7. 7못 믿을 금융권 자정 기능…편법대출 의심사례 등 수두룩
  8. 8[정옥재의 스마트 라이프] '세련된 게이밍 노트북' 오멘14 슬림 리뷰
  9. 9주가지수- 2024년 7월 24일
  10. 10기아·현대 등 차량, 제작 결함으로 무더기 시정조치(리콜)
  1. 1‘최일선’ 치안센터, 부산 절반 넘게 없앤다
  2. 2북항재개발 민간특혜 의혹…늘어지는 檢 수사 뒷말 무성
  3. 3반나절 앞도 못내다본 기상청…부산·경남 심야폭우 화들짝
  4. 4구포역 도시재생 핵심인데…새 게스트하우스 ‘개점휴업’
  5. 5세수 메우려 치안센터 50곳 매각? 일선 경찰도 반대 목소리
  6. 6대저대교·장낙대교 건설, 마침내 국가유산청 승인 났다
  7. 7“부산 실버산업 키워 청년·노인 통합 일자리 창출”
  8. 8김해 화포천 복원지연…람사르 등록 차질
  9. 9부산 다문화·탈북 고교생 맞춤 대입설명회 열린다
  10. 10학폭 피해 학생 40%, 쌍방신고 당했다
  1. 1단체전 금메달은 물론 한국 여자 에페 첫 우승 노린다
  2. 2사직 아이돌 윤동희 2시즌 연속 100안타 돌파
  3. 3부산스포츠과학센터 ‘영재 육성’ 주체로
  4. 4부산예술대 풋살장 3개면 개장
  5. 5‘팀 코리아’ 25일부터 양궁·여자 핸드볼 경기
  6. 6남북 탁구 한 공간서 ‘메달 담금질’ 묘한 장면
  7. 7부산아이파크 유소녀 축구팀 창단…국내 프로구단 첫 초등·중등부 운영
  8. 8마산용마고 포항서 우승 재도전
  9. 9남자 단체전·혼복 2개 종목 출전…메달 꼭 따겠다
  10. 10부산항만공사 조정부 전원 메달 쾌거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이모작지원센터협동조합 최정란 부이사장
집단수용 디아스포라
국가가 토지 준다해서 황무지 일궜는데…그들은 쫓겨났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