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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검사인데…” 20대 죽음 내몬 목소리 ‘그 놈’ 잡았다

작년 취준생 돈 뜯긴뒤 극단선택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21-04-14 22:02:40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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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책 검거했지만 사칭범은 도주
- 피해자 부친 국민청원으로 관심
- 범인 양심 가책에 귀국했다 잡혀
- 경찰, 29명 구속… 일당 일망타진

“후련할 줄 알았는데, 막상 잡았다는 소식을 들으니 더 먹먹합니다. 오늘 아들에게 찾아가 ‘이제 다 됐으니까 편히 쉬어’라고 말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2월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내 아들을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 글의 작성자는 지난해 1월 전북 고창에서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속아 목숨을 끊은 20대 취업준비생의 아버지 A 씨였다. A 씨는 “저는 얼마 전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아버지입니다. 원통하고 억울한 일을 국민께 나누고, 아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청원합니다”며 아들이 어떻게 보이스피싱 범죄에 당했는지 상세히 적었다.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과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가짜 검사 김민수’를 잡아달라고 하소연했다.

그리고 사건 발생 15개월 후 ‘가짜 검사 김민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검찰이나 금융기관 행세를 하며 피해자의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40대 B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B 씨 등은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중국 8개 지역에 콜센터 등을 마련하고, 검찰과 금융기관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총 100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게 속은 피해자는 모두 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가짜 검사 김민수’ B 씨는 자신의 범행으로 한 20대가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보이스피싱을 그만둔 것으로 파악됐다. 강력범죄수사대 박모선 강력5팀장은 “B 씨는 유튜브를 통해 20대 취준생의 비극을 알고 양심의 가책으로 얼마 후 보이스피싱을 그만뒀다. 피해자의 아버지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것이 전국적인 화제가 된 덕분에 B 씨가 범죄를 끊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만약 계속 중국에 있었다면 잡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국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국민청원도 하고 언론에 사건도 알리며 ‘가짜 김민수 검사’를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얼마 뒤 코로나19가 터졌다. 이대로 묻히는 것 아닌가 걱정이 많았는데 경찰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준 덕분에 잡았다”며 경찰에 감사를 표했다.

부산 경찰은 이번에 B 씨 일당을 잡음으로써 사건 가담자를 일망타진했다. 총 98명을 붙잡았고 이 중 29명을 구속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1월 조직폭력배인 총책 C 씨 등 26명을 구속하고, 인출책 등 67명을 불구속 입건(지난해 11월 6일 자 6면 보도)했다. 당시에는 ‘가짜 검사 김민수’ B 씨는 빠져 있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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